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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멋집

20여년 역전을 지켜온 “고향의 맛”

<부산역앞 돌솥쌈밥‘유림정’>
 
 
 
가자미 조림 구수한 돌솥쌈밥 인기
고구마튀김 12가지 푸짐한 찬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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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내기 손님이 많아 정류소 근처나 역전 음식점은 대부분 맛이 없을 것이라는 것은 편견이다. 부산역 광장옆 아리랑 관광호텔을 낀 골목길에 한 자리에서 20여년간 정성 깃든 밥집을 운영해온 유림정(051. 469-1179).
 
돌솥쌈밥집으로 유명한 이곳은 멀리 서울까지 입소문이 나있을정도. 한 번 다녀간 사람들은 그맛을 잊지 못해 세월지나도 잊지않고 다시 찾는 단골도 수두룩하다.그러니 점심시간이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북적거린다.
 
특이한 것은 고정고객 대부분이 중장년층. 맛을 아는 진득한 고령 단골들이 자리를 내주지않으니 어쩌다 들르게 되는 사람들은 그 맛을 볼 기회가 여간해서는 나지 않는다.
메뉴는 단 두 개. 돌솥밥과 생목살이 전부다. 저녁에 느긋한 손님들이 더러 고기를 즐기지만 뭐니뭐니해도 이집은 돌솥밥이 최고다.
 
입구에 층층이 쌓여있는 쌀 자루만 보아도 하루 고객이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 여느음식점에서야 20Kg쌀포대를 흔히 볼 수 있지만 이곳은 아예 가마니째 들여놓는다.
 
20여년간 변함없는 손맛을 자랑하는 이곳 음식은 순 국내산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는 데 있다. 12가지 찬 맛을 골고루 볼 수 있는 것도 특색. 많은 어른들이 고향의 맛을 이곳에서 찾고있다. 밀가루를 버무려 쪄낸 고추무침, 견과류와 조화를 이룬 멸치볶음에 자작하니 끓여조린 쌈장, 칼칼한 풋고추로 양념을 더한 신선한 쌈젓갈, 된장으로 간을 한 열무무침,버섯볶음과 양배추 호박이파리다시마 깻잎 상추 등의 푸짐한 쌈종류.
 
그러나 이집의 별미는 1인당 한마리씩 제공되는 가자미 조림이다. 빨간 양념으로 닭강정처럼 튀겨 무친 가자미는 손으로 뜯어먹는 맛이 일품. 사람 수대로 나오는 조기 구이도 풍성하다.
 
여기에 철철이 다른 국과 보글보글 맛을 낸 된장찌개는 어느 집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맛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를 충족시켜주는 맛 집. 유림정의 맛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노릇노릇 튀겨낸듯 구워낸 큼직한 고구마 조각과 함께 구수한 숭늉을 밥을 퍼낸 돌솥에 부어 먹는 맛 또한 풍미작렬이다. 가을철 입맛 없을 때는 유림정을 들러보기를 권한다. 서구의 음식 맛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의 읽어버린 입맛을 단순에 사로잡을 보기드문 맛집이다. 돌솥쌈밥 7천원, 생목살 1인분 6천원. 단 2인이상 손님을 받는다.
김유혜민 기자
[2012년 9월 25일 제35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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