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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주경야독 배움의 한 풀었어요”


13일 부경중 부경보건고 눈물의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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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여학생들의 특별한 졸업식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열렸다.
 
지난 2월 13일 오전 11시 부산 사하구 장림2동 소재 은항교회에서 만학도 여학생들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눈물의 졸업가가 장내 분위기를 엄숙하게 했다.
 
올해 중학교 졸업식은 10회, 고등학교 졸업식은 11회를 맞는 부경중⋅부경보건고등학교 성인반 학생들의 특별한 졸업식. 평생 배움에 대한 한으로 가슴앓이 하며 살아왔던 평균 연령 50대의 늦깎이 학생들이다.
 
자신을 희생하여 가족과 나라번영에 이바지한 우리들의 언니이자 엄마이고 할머니인 그들. 정작 본인들은 그 어떤 대가나 보상을 받지 못한 채, 학력미달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힘들게 인생을 살아온 지난날에 대한 회한으로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다.
 
일반학생들이야 눈물의 졸업식은 옛말이 되었지만 이들에게 졸업식은 벅찬 감동이고 기쁨이다. 올해 졸업하는 성인반 학생들의 사연은 참으로 다양하다. 중학교과정에 다니던 정경순(56) 학생은 2009년 교통사고로 무릎부위 수술을 받고도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고, 낮 시간 동안에는 사하구청 환경미화원으로 활동하며 야간수업을 게을리 않아 그야말로 직장인으로 학생으로 주부로 1인 3역의 역할을 하면서 하루하루에 충실해왔다.
 
또 이번에 부산광역시교육감상을 수상한 한경심(57) 학생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공사장 인부로 시작해서 밑바닥 삶을 경험하면서도 자녀들을 훌륭하게 잘 키웠으며, 특유의 성실함으로 중학교 3년 개근상을 받았다.
 
직 배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허리디스크에 걸린 몸으로 물리치료 받으며 결석없이 학교에
다니다 결국 수술까지 받게 되었지만 4년간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마친 신정옥 학생 등 자신이 처한 현실을 비관하기보다 오히려 그 모든 역경을 딛고 이겨낸 이들의 장한 모습은 훈훈한 도전의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2013년 2월 25일 제39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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