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치인 릴레이 인터뷰
4.7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70여일 남겨두고 예비후보들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경선을 앞두고 부산지역에서도 여야 여성예비후보들도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부산 모두 전직 시장들의 권력형 성비위 사건으로 치르게 되는 재보궐 선거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여성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감이 높은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출마선언을 한 부산지역 여성 예비후보는 지난 12월 17일 이언주 국민의 힘 예비후보를 시작으로 12월 29일 김귀순 국민의힘 예비후보 그리고 최근 1월 18일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박인영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등 세 사람이다. 본지는 출사표를 던진 여야 여성예비후보를 차례로 만나 출마의 변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성장이 멈춘 내 고향 부산 다시 살리고 싶어
“저는 이곳 부산에서 태어나 민락초를 거쳐 대평초등학교, 남도여중, 영도여고를 졸업한 사람으로 아직도 부모 친지어르신들이 내고향 부산에 살고 계시는 애정어린 곳입니다. 사회인이 되어 다시 돌아온 우리 부산은 너무 정체돼있고 발전 잠재력마저 잃어가고 있는 듯해 혁신과 변화에 동력을 가할 에너지가 절실함을 느꼈습니다.”
성장동력이 멈춘 부산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이언주 예비후보.
워킹맘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그는 모든 직장인들의 일가정양립과 가족
구성원의 돌봄양육간병케어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돌봄뉴딜'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치열한 삶 유리천장을 뚫어온 생존자
만 24세에 제39회 사시합격 후 로펌에서 국제거래, 투자전문 변호사로 승승장구했고, 이후 르노삼성 법무팀장, 에쓰오일 상무이사를 역임하며 당시 최연소 임원으로 추진력과 자신감, 리더십을 발휘해 많은 성과를 이뤄냈던 기업인 출신이다.
이후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아 경기·광명을 3선의 국회의원을 꺾고 지역구에서 당당히 당선돼 재선 국회의원을 지내기까지 지난 20여년 그의 삶은 치열한 경쟁사회 유리천장을 뚫은 생존자 그 자체다.
지금은 누가 뭐라해도 국내 대표적인 여성정치인으로 우뚝 선 이언주 예비후보는 이제 고향 부산에서 새로운 2막 인생을 열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 임하는 그의 자세는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으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각오다.
4.15총선준비를 위해 부산에 본격 둥지를 틀었던 이 예비후보는 지역 구석구석을 발로 누비며 돌아보니 “정말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절박했다며 ‘부산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유를 밝혔다. 죽어가는 도시의 엔진을 재가동해 생명력이 넘치는 활기찬 도시로 바꾸겠다는 것이 그의 당찬 포부다.
'태평양도시국가'의 꿈 내 고향 부산에서
“저희 친정 집안은 해운가족입니다. 해운업에 종사했던 아버지를 따라 어릴 때 싱가포르에서의 경험이 저의 이상적인 도시국가에 대한 꿈을 키우는 바탕이 됐죠. 우리 부산도 충분히 도시국가로서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도시로, 저는 반드시 우리 부산을 아시아를 뛰어넘어 태평양으로 뻗어가는 글로벌 도시국가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경험과 모든 전문가들의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는 그는 그동안 4차례에 걸쳐 부산발전을 위한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계속해서 밀도있는 공약을 개발중이라는 이 예비후보는 엄마와 가족이 행복한 부산, 맞춤형 서민일자리 창출, 낙동강 북항 트램화 공약 등 도시재생에 대한 전면 재검토와 원도심 발전안을 비롯해 동서남북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중이다.
도시철도로 인해 갈라진 원도심을 잇는 낙동강 북항 트램 설치 구상안을 발표중인
이언주 예비후보.
이미 선포된 여성 청년 노인 등 세대별 맞춤 일자리 지원 정책을 비롯해 소상공인 코로나극복 월 최대 100만원 지원, 싱글맘 종합지원센터 설립, 해양페기물재생센터 설립 등 맞춤형 촘촘한 복지로 시민의 삶을 살피겠다는 이 예비후보는 무엇보다 “이번 보궐선거가 전직 시장의 성비위사건으로 치르게 되는 만큼 성폭력 제로도시를 만드는데 총력을 다하고 적극적 양성평등정책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스트라이크아웃-권력형 성범죄 뿌리 뽑겠다"
이 예비후보는 “최근 이슈화 된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문제 역시 양성평등문제와 별개 아니다”며 “여성 아동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적 분위기와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관심이 불러온 사고”라며 “권력형 성범죄도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사례를 종합해볼 때, 성폭력 제로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단체장의 의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성폭력에 관련한 공직자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하여 강력근절에 나서고 시장 직속 양성평등정책관의 도입이나 선출직 공무원 및 당직자에 대한 제재 조치 확실화는 요원한 것 같다”고 강조하며 필요시 이 예비후보는 부산시 여성폭력방지 기본조례정비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예비후보는 “명색이 인구 350만 도시에 고위직 여성비율이 너무 저조하다. 특히 시산하 출자 출연기관에도 여성전문기관을 제외하면 여성대표가 전무하고, 여성임원의 비율도 한자리 수 이하에 머무는 것은 말로만 양성평등도시를 외쳐온 것”이라며 너무 충격적이라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여성부시장 신설 시산하기관 여성임원 20% 노력
그는 그동안 역대 그 어떤 후보도 과감히 제시하지 못한 “여성부시장 신설 등 부산시 출자 출연 산하기관 여성임원의 비율을 20%이상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그는 “제가 시장이 된다면 그동안 정책결정과정에서 비주류로 소외되어온 여성인재들을 적극 발탁하고 양성이 함께 참여하는 조화롭고 평등한 도시 부산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도시가 산하기관에 여성임원이 눈에 씻고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인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국제도시들과 소통 시에도 후진국 취급을 받게되는 요인이 된다”며 전 세계 선진국들의 주요기관, 기업 등 임원의 비율이 30~40%대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과는 너무 비교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그는 여성전문 기관이나 여성관련 유관기관 등에 상대적으로 남성들의 비율이 저조한 곳은 남성을 배려해 채용할 수 있도록 하여 모든 분야에서 성별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정책을 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제 이력은 여성의 발전을 가로막는 견고한 유리천장을 뚫고 깨기 위해 평생 몸부림쳐 온 흔적이다. 우리 사회내 인식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40대 이상 고위직들의 사고의 전환이 절실하다. 변화된 시대에 적응하고 양성평등과 성인지적 관점이 행정전반에 녹아날 수 있도록 혁신의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이 예비후보.
지난 12월 17일 예비후보등록이후 충무동 새벽시장을 찾은 이언주 예비후보.
돌봄 양육 간병 "안심" '돌봄뉴딜' 시행
그는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워킹맘의 고충과 맞벌이 가족으로서 양육이 얼마나 어려운지 몸소 체험한 사람”이라며 “온전히 여성의 몫으로 다가오는 가족의 돌봄·양육·간병에 대해 안심하고 직장일을 할 수 있는 ‘돌봄 뉴딜’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졸업 이후 IMF가 터지면서 부친 사업이 망하고 어머니 가게도 문을 닫아야 하는 등 경제적 고통을 당해야 했다. 청년시절 저역시 학습지 교사, 서빙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고시공부를 했었다” 생계형 일자리에 대한 생생한 경험을 온몸으로 체험한 이 예비후보는 청년일자리에 대한 관심도 어느 후보보다 크다고 자신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기준 부산청년실업 10.6%대를 기록한 ‘고용쇼크’시대에 일자리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이 예비후보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만들기와 해외기업 적극적 유치 등 기업경영애로와 자영업 소상공인에 대한 경제회복 프로그램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당장 고용창출 가능한 세대별 일자리 플랜 구상
특히 여성청년세대를 시작으로 세대별 당장 고용유발이 가능한 맞춤형 일자리를 일부 제시한 이 예비후보는 도시철도 스마트팜 관리, 어린이집 유치원 교통안전도우미, 대기업연계 금융물류빅데이터센터 경단여성 일자리 등 현장기능직 교육을 통한 중소기업 시니어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자리 경제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언주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는 전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공석이 된 단체장을 선출하는 만큼 여성문제와 도덕성문제는 엄격하게 심판받는 선거가 되어야 할 것”이라 강조하고 “섬세하고 당찬 여성리더십을 통해 통합과 상생의 시대를 열겠다”며 독자여러분들의 많은 응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유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