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제공)
지난해 한국 영화 산업 분야는 여성 창작 인력 비율이 모든 직종에서 상승하는 등 성비 불균형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흥행작 10편 중 6편이 영화 성평등 평가 방식인 덱벨 테스트를 통과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4 한국 영화 성인지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영화 개봉작 182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년도와 비교해 모든 직종에서 여성 인력의 비율이 상승했고, 참여 빈도는 감독을 제외한 모든 직군에서 증가했다. 뿐만아니라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 투입된 상업영화 37편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감독, 제작자, 각본가 직종에서 여성 인력의 비율과 빈도가 늘어난 추이를 보였다.
개봉작 중 순제작비가 30억 원 이상인 상업영화에 여성 감독 작품이 5편 포함됐다. 5편 작품 가운데 애니메이션 작품인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를 제외하고 극영화인 김한결 감독의 ‘파일럿’(4위 ), 박영주 감독의 ‘시민덕희’(10위), 김세휘 감독의 ‘그녀가 죽었다’(13위), 이언희 감독의 ‘대도시의 사랑법 ’(17위) 모두 관객 수 기준 한국 영화 흥행 순위 30위권에 오르며 흥행 면에서도 선전했다.
성인지 및 다양성 관점의 캐릭터 재현 양상에서도 진전을 보였다. 지난해 흥행 30위 영화 중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작품은 16편으로, 조사 대상작 27편 가운데 59.3%를 차지했다. 이는 성인지 통계 조사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한국 상업영화에서 주 ·조연을 맡은 여성 캐릭터가 양적으로 증가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여성 캐릭터의 복합성을 점검하는 스테레오타입 테스트에서는 조사대상작의 44.4%가 정형화된 여성 캐릭터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양적 증가와 별개로 여성 캐릭터의 묘사에는 여전히 단편적인 경향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감독, 제작자, 프로듀서 등 핵심 창작 인력의 각 직종별 성비를 전체적으로 보면 실질개봉작 기준으로는 주연을 제외한 전 직종, 상업영화에서는 주연 포함 모든 직종의 여성 참여 비율이 최대 30%대를 넘지 못한다. 특히 촬영 감독 직군의 경우 상업 영화와 OTT 오리지널 영화에서 3년 연속 0명을 기록했다.
영진위는 “산업 내 성별 불균형 개선과 다양성 확대를 위한 노력은 지속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유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