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 제공)
작년 한 해 친밀한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최소 181명에 달하며 살인미수 등을 포함하면 피해 여성이 555명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한국여성의전화가 2024년 언론 보도를 분석한 보고서인 ‘분노의 게이지’ 통해 7일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181명, 살인미수 등으로 살아남은 여성은 최소 374명이었다. 자녀, 부모, 친구 등 주변인 피해자 수를 포함하면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한 피해자 수는 최소 650명에 이르렀다.
최소 15.8시간마다 1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해있으며, 주변인 피해까지 포함하면 최소 13.5시간마다 1명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통계는 언론에 보도된 최소한의 수치로 실제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사건을 포함하면 친밀한 관계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한 여성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는 전 연령대에서 나타났다.
여성살해 사건은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와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과 반려동물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미쳤다. 피해자의 주거지에 침입해 피해자의 반려묘를 세탁기에 돌려 살해한 사례, 피해자의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영상이나 사진을 보내 피해자를 또 다른 피해 상황으로 유인하는 사례 등 반려동물 피해도 심각하나, 이에 대한 가해자 처벌은 미약했다.
가해자의 범행 이유는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으로 일어났다고 ‘주장’한 사건이 155건(23.85%)으로 전체 건수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이혼·결별을 요구하거나 재결합·만남을 거부해서’ 136명(20.92%),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 등 이를 문제 삼아’ 83명(12.77%) 순이었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통제를 벗어나거나, 벗어나려는 시도를 할 때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피해자나 피해 주변인의 17.5%는 경찰에 신고하거나 피해자 보호조치 등을 받는 상태였음에도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여성의전화는 “공식 통계와 대책 없는 공백 속에서 여성폭력 피해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여성살해를 성평등 관점에서 바라보고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인 문제로서 여성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