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제공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회장 서정의)는 12일, 창립 119주년 기념 부산지사 연차대회에서 조경남(여·1949년), 김경남(여·1947년) 봉사원에게 적십자 봉사장 금장을 2명에게 수여했다.
봉사활동 기간 15년 이상이면서 누적 봉사시간이 1만 시간 이상인 봉사원 중에서 특별한 공적이 있거나 지속적으로 봉사에 참여한 봉사원을 선정했다.
조경남 봉사원이 적십자와 첫 인연을 맺은 건 27년 전이었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봉사 속에서 기쁨을 느끼며 점점 제 인생이 되었어요” 그녀에게 봉사는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었다. 반면 김경남 봉사원의 인연은 봉사활동 중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행인이 다른 사람을 도우는데 써 달라며 내민 천원 한 장을 받게 되면서 시작했다. “내 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쓸 때 느껴지는 보람과 뿌듯함 때문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두 사람의 봉사 여정엔 특별한 일화들이 가득하다. 김 씨는 언젠가 봉사활동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참깨를 들고 방앗간에 가 직접 참기름을 짜서 판매한 기억을 떠올렸다. “그렇게 모은 100만 원으로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물건과 반찬거리를 마련해 나누었어요. 제 손으로 모든 걸 준비했다는 사실이 참 뿌듯했죠.” 이후에도 그녀는 앞치마, 방수 돗자리 등 각종 물건을 만들어 판매하며 봉사를 지속해 나갔다.
조 씨에게는 1999년 황령터널 산사태 당시의 기억이 강렬하다. “새벽에 긴급히 현장으로 파견돼 12시간 넘게 구조대원과 공무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어요.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적십자 봉사원복를 입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현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던 그 자부심은 말로 다할 수 없었죠.” 동료들과 함께 인근 봉사원의 집 거실에서 쪽잠을 자며 교대로 활동을 이어갔던 날들이 잊히지 않는다고 한다.
두 적십자 봉사원의 이야기는 봉사가 단순히 남을 돕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삶을 꽃피우고 열매 맺게 하는 길임을 보여준다. 두 사람의 열정과 헌신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눔의 가치를 일깨우고, 적십자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전하고 있다.
유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