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폭력의 현실을 짚어보는 집담회가 21일 부산장애인종합회관에서 열렸다.
최근 부각된 우리사회의 ‘여성 혐오’ 문제와 ‘여성 폭력의 현실’에대해 말하고 해결방안을 찾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부산여성단체연합(대표 정경숙)과 지역 여성시민단체는 지난 21일 오후 2시 초량동 부산장애인종합회관에서 ‘한국사회 젠더 폭력의 현실’을 주제로 집담회를 개최했다.
사회를 맡은 이재희 부산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여성에 대한 혐오, 차별 등에 대응하는 실천적 방안을 만들어 내자”고 말했다.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집담회에서 김수진 부산대 법 여성학 강사는 “한국 사회의 여성혐오의 역사성과 보편성, 연대의 가치”에 대한 소논문을 발표했다.
오정진 부산대 법학과 교수는 “혐오라는 날카롭고 아픈 단어가 복잡한 젠더 불평등의 세밀한 부분을 덮어버리는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부산 여성의 전화’에서 근무하는 배정애 씨는 “가족이나 주변 남성들에게서 느꼈던 어떤 공포와 짓눌림이 통제와 폭력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부산대 재학생인 이예진 씨도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간부와 선배로서 권위를 갖기 위해 남성의 모습을 닮으려 노력하는 나를 발견했다”고 털어놨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었던 부당한 경험에 대해 공유하고 지나친 경쟁을 강요하는 현대사회의 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정경숙 대표는 “여성 혐오와 그 부산물인 차별과 편견 경험을 나눈 이번 행사가 우리 사회의 새로운 상식을 만드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여성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이어질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수연 기자
[2016년 6월 24일 제77호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