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일과 8일 밤 11시 부산MBC에서 방송한 빅벙커라는 프로그램에서는 해운대수목원의 예산 낭비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2012년에 시작하여 현재까지 784억을 투입하고 내년에는 개장을 목표로 한다지만, 언제 공사가 끝나 개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곳 핵심시설인 관리사무소 등 건축물은 1993년 매립완료 후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되므로 2023년 이후에나 지을 수 있지만, 건립비용 수백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또한 454억이나 투입된 토지보상비는 공사 초기 조용히 땅부터 매입했다면 수년에 걸쳐 매입한 토지보상비 200억을 절약할 수 있었는데, 국내 최대의 도시형 수목원이라면서 홍보를 하는 바람에 매년 땅값이 급등한 것도 큰 부담이다.
사실, 과거 투입된 축구장 야생화원등 조성비와 그동안 시설을 활용하지못하는 무형의 손실을 포함하면 784억이 훨씬 넘는다. 수목원 공사를 시작하기 전 이미 조성되어 있던 축구장 2곳, 테니스장 16곳, 승마체험장, 야생화원, 허브원, 대나무품종원, 습지생태원, 미로원 등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이용했는데 2012년부터 모두 허물고 수목원 공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작업 인부외 일반인들의 입장은 통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내년에 산림박물관 또는 생태전시관 등 앵커시설이 없이 억지로 수목원이라고 개장한다면 일부러 찾아올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무만 잔뜩 심어진 그저 그런 평범한 산에 불과한 곳을 누가 찾겠냐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이자 지적이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앵커시설로서 넓은 수목원 부지에 승마체험장과 초식동물원을 같이 넣어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동물을 보고 승마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든다면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주변의 나무에도 눈길을 보내게 되고 즐겨찾는 시민휴양공간이 될 수 있어 수목원도 살리는 길이다.
혹자들은 3만 달러시대에는 승마레저산업도 대중화된다고 전망한다. 부산시는 2017년부터 부산 유일의 영도 승마장이 낡아, 태종대 부근의 순직선원 위령탑 부지로 이전을 추진해왔으나 최근 무산됨에 따라 확보했던 국비 50억 원도 반납할 지경에 처해있다.
말산업 육성법이 2011년 제정된 후 함안군, 영천시, 제주도 등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 승마 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데 비해 부산시는 너무 둔감하다. 해운대수목원을 살리고 승마와 동물원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할 때다.
김영춘 기자
[2019년 5월 23일 제112호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