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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이없는 삶도 선택이다”…딩크족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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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1년 차 된 신혼부부 남편 김 모(32)씨와 아내 김 모(29)씨는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특별한 이유보다 아이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에게 집중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답했다. 아내 김씨 역시 “시부모님도 우리 부부의 생각을 존중해 주시고 아이에 대해 부담을 주지 않는다”면서 “자녀없이 각자의 일에 충실하면서 부부애로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혼 4년 차에도 아이 없는 삶에 만족한다는 부부를 만나봤다. 식당을 운영하는 남편 박 모(39)씨는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 새벽 2시 넘어야 마치니 일과 시간에 쫓긴다”면서 “아이가 생긴다면 당장 경제적인 부분과 양육문제로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아내 최 모(34)씨도 “아이를 낳아서 드는 비용과 육아를 생각하면 꼭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마음만 먹으면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지금이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결혼을 했어도 아이를 낳지 않는 이른바 ‘딩크(DINK)족’이 급격히 늘고 있다. ‘딩크(DINK)족’은 Double Income, No Kids의 줄임말로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면서도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용어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대 미혼 성인남녀 87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3.9%가 ‘결혼 후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8.8%)가 1순위, 임신·출산에 따른 직장경력 단절 우려(34.5%), 육아에 자신이 없어서(32.7%)가 뒤를 이었다. ‘경제적 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실제로 많은 신혼부부들이 빚과 함께 결혼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8년 신혼부부통계’에 따르면 신혼부부 10쌍중 8쌍 이상이 은행 등에 금융부채를안고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런데다 다른 이유들이 겹쳐 신혼부부 10쌍 중 4쌍은 자녀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의 통계에 따르면 신혼부부(혼인신고 5년 이내) 105만 2천 쌍 중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부부는 42만 3천 쌍(40.2%)으로 집계됐다. 초혼 연령이 늦어지는 것도 무자녀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남녀의 초혼 연령은 2018년 기준 남자 33.2세, 여자 30.4세이다.

결혼하는 연령이 늦어지니 노산, 뒤늦은 육아 부담 등의 이유로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부부도 있다. 40대에 결혼한 부부의 아내인 박 모(46)씨는 “결혼이 늦었기 때문에 아이를 가져도 엄마아빠의 나이가 많아 양육에 부담이 된다”면서 “앞으로도 자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결혼한 아내 김 모(29)씨와 남편 김 모(36)씨도 물가비싼 수도권에 신혼집 둥지를 틀고 맞벌이 생활을 하기 때문에 양육을 감당할 길 없어 2세 계획은 가져 본 적이 없다고. 때문에 아예 아이를 갖지 않기로 했고, 자녀없는 둘만의 삶을 서약했다고 한다.

모세대의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인터뷰에 응한 부부들 가운데 “아이를 꼭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은 없었다. 현재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싶어하는 부부들이 많아지고 결혼 후 아이출산이 선택이 된 시대가 왔다.

전문가들은 “이제 아이를 못 낳는것이 아니라 안 낳는 사회적 분위기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를 낳으면 주어지는 지원책 이전에 맞벌이 부부가 일하면서 자녀를 키우는데 부담없는 정책이 더 늦기 전에나와야 할 때다.


박정은 기자

[2020224일 제1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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