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성 가사노동자들의 수입이 작년대비 최대 40%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 가사노동자의 날인 16일 전국가정관리사협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4∼5월 전국 여성 가사노동자 128명을 대상으로 한 ‘여성 가사노동자들의 코로나19 이후의 노동 실태조사’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월평균 수입은 지난해 107만4백원으로 집계되었으나 올해 2월 73만2천원, 3월 64만2천원, 4월 66만5천원으로 각각 31.6%, 40%, 37.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응답자 본인이 가계 소득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5%에 달했고, 본인 소득이 가계 소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답변도 57.8%나 됐다.
소득감소의 이유(복수응답)로는 가장 많은 54.7%가 ‘고객이 오지 말라고 해서’라고 답했다.이어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인한 자발적 무노동’이라는 응답이 14.7%, ‘신규 고객이 없어서’라는 답변이 10.0%로 뒤를 이었다.
감소한 소득을 충당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4.7%가 지출을 줄여 생활을 유지한다고 답했다. 14.8%는 대출을 이용, 11.7%는 기존 저축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고객으로부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응답도 17.2%에 달했다.
주로 ‘교회를 다니냐’, ‘주말에 어디 다녀 왔느냐’ 등의 동선 공개 요구, ‘가족 중에 신천지가 있는가’ 등의 사적인 정보 요구, 대중교통이 아닌 자차를 이용해 방문해 달라고 요구하거나 마스크와 장갑 착용, 손 세정 등을 강하게 요구하는 등의 경험을 했다고 응답했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와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이날 오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가 불러온 위기는 여성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나타나고 있고, 가사노동자들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재난의 사각지대에 있는 가사노동자들의 법적원리와 생계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