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사실은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 8월 31일 발표한 ‘경계성 지능장애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 예방방안 연구보고서’(책임연구 홍미영)를 통해 밝혀졌다.
경계성 지능장애는 평균 이하의 지능(BAIQ: below average IQ)으로 지능지수(IQ) ‘70에서 85 사이’를 가지면서, 인지적, 사회적 기능손상 등이 동반되어 취약성이 매우 높은 집단을 말한다.
경계성 지능장애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는 외형적으로 일반인과 다름없는 점이 악용된다. 특히 청소년기부터 그루밍이나 랜덤채팅앱 통한 조건만남으로 성폭력을 당하고도 합의된 성구매자로 둔갑되는 등 청소년 성폭력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조사를 통한 피해사례를 분석해 보면 유사 경로와 유형이 파악되고 경계성 지능장애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는 이미 청소년기부터 시작됨을 알 수 있다.
경계선 지능을 가진 청소년은 또래집단의 왕따와 따돌림 → 친구 없고, 외로움 → 랜덤채팅 앱 대화, 만남 혹은 조건만남 → 그루밍, 유인 후 성폭력 혹은 미성년자 성매매(결국 성폭력) → 사랑으로 왜곡된 인식 → 성폭력 성매매 피해 반복, 지속 → 사건화 돼 경찰신고 → 기소 등 → 보호시설 입소 및 지원 등과 같은 과정으로, 마음을 나눌 친구와 경제적 궁핍, 돌봄의 결핍 등을 가진 경계성 지능장애 여성이 성폭력·성매매 피해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연구보고서는 이들을 보호·지원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대상이 되어야 하고, 장애로 판단할 법적근거 마련돼야 한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아동청소년기, 성인기 등 눈높이에 맞는 사회적응과 관계형성을 돕는 맞춤형 상담, 교육, 직업훈련 등 지속적 상시적 지원체계 마련을 제안했다.
이어 학교과정에서 촘촘한 거름망을 작동하기 위한 의료적 표준검사도구 개발 및 특수교육의 확대 추진, 부모인식개선 교육 및 협력모임 결성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기존 피해보호지원 체계와 연계한 의료지원시스템 구축, 문제발생 시 신속한 솔루션 제시할 수 있는 온라인 전문가 협력망 구축도 주요한 방안으로 내세웠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홍미영 선임연구위원은 “경계성 지능장애를 가진 여성의 성폭력·성매매 피해를 예방하는 연구는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라면서 “생소하고 낯설지만 우리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각지대인 만큼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서는 예방과 지원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정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