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년간 20대 여성 4명 중 1명 퇴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코로나19 확산 1년에 즈음해 20~50대 여성노동자 3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는 소규모 사업장, 임시·일용직 여성노동자에게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 여성 5명 중 1명(20.9%)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장을 그만둔 적이 있었으며, 퇴직경험이 있는 여성은 퇴직경험이 없는 여성에 비해 임시·일용직,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했던 경우가 더 많았다.
▲연령대별·학력별 코로나19 시기 퇴직경험 유무(자료제공=한국여성정책연구원)
특히 20대 여성은 4명 중 1명 이상이 코로나19 시기 일을 그만둔 적이 있고, 감염병 위기에 취약한 일자리에서 일하다 퇴직한 경우가 다른 연령대 여성보다 더 많았다. 20대 여성의 29.3%가 코로나19 이후 일을 그만둔 적이 있으며, 특히 고졸이하 20대 여성은 44.8%가 퇴직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일용직,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다 그만둔 여성은 계속 실업 상태에 남아 있는 경우도 더 많아 취약노동자일수록 일자리 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직으로 일하다 그만둔 여성은 40.6%가 다시 취업했지만, 임시·일용직 퇴직 여성은 28.1%만 재취업했다. 500인 이상 사업장에서 퇴직한 여성은 38.9%가 재취업한 반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퇴직한 여성도 25.7%만 재취업한 상태였다.
코로나19로 인해 휴업·휴직 등 고용조정을 겪은 여성 10명 중 약 4명은, 해당 조치를 여성·임산부 및 육아휴직자를 우선 대상으로 시행했다고 답해, 과거 경제위기 때와 같은 성차별적 구조조정이 이루어졌을 가능성도 드러났다. 또한 코로나19 시기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여성노동자일수록 실업급여, 고용유지지원금 등 주요 지원 정책의 수혜율이 더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유경 원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코로나19 위기가 여성노동자에게 미치는 피해가 매우 심각하지만, 실업급여 등 정책 수혜율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20대 청년여성과 대면업종 여성노동자의 피해가 심각한 만큼, 피해 지원 대책 마련 시 이들을 주요 대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