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반차별페미연대와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가 차별과 혐오에도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다 죽음을 맞이한 이들에 대한 추모성명을 발표했다.
우리 사회의 모든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는 페미니즘 활동가와 기관(부산성폭력상담소 외 다수)으로 구성된 연대체인 반차별페미연대는 이날 성명서에서 “1908년부터 이어져 온 여성의 날의 상징은 빵과 노란 장미이며, 인간으로서의 존엄의 의미를 가진 노란 장미는 특히 더 우리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면서 “100년 넘게 이어온 역사의 길 위에서 최근 친구이자 동료를 잃은 우리는 이날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긴다”고 밝혔다.
이어 “혐오와 차별에 맞서 자신의 자리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았던 고(故) 이은용 작가, 고(故) 김기홍 활동가, 고(故) 변희수 하사를 잃었고, 지난 해 추운겨울, 이주여성노동자는 차디찬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목숨을 잃었고, 결혼이주여성은 사회적 편견과 폭력으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면서 “이토록 위험함이 도사리고 있는 비참한 현실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들의 죽음은 모두 차별과 혐오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성토했다.
또 “이 나라 어디에도 소수자를 위한 정책은 존재하지 않으며, 소수자를 가리고 숨기고 밀어내기 급급한 모습이 우리가 이미 경험한 대한민국의 민낯”이라고 지적하면서 “이주여성들의 불안정한 체류권 문제 등과 같은 기본적인 인권 문제조차 정치적 계산에 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이들은 “차별금지법 제정도 한땀 한땀 당사자들이 일궈내며 힘겹게 걸음을 내디디고 있지만 그 성과는 아직 묘연하다”면서 “이러한 안타까운 죽음을 멈추기 위해서는 소수자들, ‘우리’라는 배타적 경계에 포함되지 않는 이들도 살 권리와 거주할 권리, 사랑하고 존중받을 권리와 같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기본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평등한 사회로 가는 길이 조금 더디다 할지라도 110여 년 전 여성의 날부터 늘 그러했듯이 절대 좌절하지 않고, 차별과 혐오가 사라지는 그날까지 함께 싸우며 오늘을 살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