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육아를 도맡은 남성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취업상태가 아니면서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육아를 전담한 남성은 1만3천명으로 1년 전보다 6천명 늘었다. 관련 통계 조회가 가능한 1999년 이래 최다이며, 증가 폭도 2018년 3월(6천명) 이후 가장 컸다.
반면, 지난달 육아를 전담한 여성은 1년 전보다 9만3천명 줄고, 10년 전과 비교하면 37만여 명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절대적인 규모 자체는 여전히 여성이 훨씬 크지만, 추세로부터 남성 육아 인구는 늘어나는 반면 여성 육아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육아를 전담하는 남성을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41.1%로 가장 많고 40대 33.4%, 60세 이상(17.9%), 50대(7.5%) 순으로 나타났다. 육아 상태인 남성 가운데 10명 중 7명 이상(74.5%)은 3040 세대였던 셈으로, 은퇴한 뒤 손주를 돌보는 노인층보다 한창 일할 나이에 육아를 선택한 젊은 아빠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 육아휴직자도 함께 늘어나 지난해 민간 부문에서 육아휴직을 낸 남성은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육아 상태 비경제활동인구(112만6천명) 중 남성의 비율이 1%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육아 부담은 여성에게 쏠려 있는 상황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달 발표한 ‘2020년 합계출산율 현황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경력 단절 우려와 돌봄 인프라 부족으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난해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가 모두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합계출산율 회복을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 대한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가족정책과 이민정책을 펴야 한다”고 밝혔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