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전 9시 30분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오거돈 전 부산시장 엄중처벌 촉구’ 기자회견
여직원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21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며 강제추행치상 혐의를 부인했고, 건강 문제 등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다.
오거돈성폭력사건 공대위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오거돈 측 변호인의 한 시간 넘는 변론은 그 모든 순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였고, 오거돈이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며 잠조차 제대로 자지 못하고 가슴 졸이며 결심공판을 기다려온 피해자와 우리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이 오 전 시장에 7년을 구형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번 사건의 엄중함이 조금이나마 인정되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오거돈 측은 뜬금없이 ‘우발적인 기습추행’이라는 단어로 사건을 마치 가벼운 범행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오거돈 행위는 명백하게 폭력을 이용한 강제추행”이라며 “오거돈 측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약속을 비웃듯 ‘우발적’, ‘짧은 순간’, ‘충동적’, ‘기습추행’이라는 가해자 언어를 반복하며 자신의 행위를 가벼운 것으로 축소하고 법망을 빠져나가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오거돈성폭력사건 공대위는 오 전 시장 측 변론은 피해자에 대한 모독이자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2차 가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거돈 사건 피해자 A씨는 21일 공판 직후 밝힌 입장문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 없이 못 사는 이유는 100퍼센트 그날의 강제추행 때문”이라며 “치상을 예상할 수 없었다느니. 사건 직후 5월까지의 치상은 본인의 잘못이지만 그 이후의 정신적 상해는 본인과 무관하다느니 하는 주장은 그만하라”고 말했다.
또한 A씨는 “오늘 재판에서 흘린 눈물이 반성의 눈물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며 “공직 50년을 말년에 물거품으로 만든 것은 모두 오 전 시장이며 피해자가 일상으로 회복하는데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면 그냥 모든 죄를 인정하고 정당한 처벌을 받으면 된다. 합의할 생각은 절대 없으니 시도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하루빨리 출근하고 퇴근하고 이런 입장문을 쓸 일은 없는 그런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