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의 상담노동자 절반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으며, 그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콜센터 상담노동자는 점점 더 높은 업무 강도와 전문성을 요구받고 있는 데 반해 저임금, 휴게공간 사용의 어려움 등 열악한 노동조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화장실 이용이 자유롭지 않다는 답변이 25.3%에 달했는데, 이 같은 노동조건은 간접고용 형태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경우에 더욱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콜센터 상담노동자는 주 1회 이상 감정노동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3분의 2가 한 가지 이상의 업무 관련 질환을 진단받았다고 응답했다.
직장 내 부당한 처우를 해소할 수 있는 고충 처리절차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0%가 없다고 답했고, 설치되어 있지만 유명무실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6%에 이르렀다.
주목해야 할 결과로는 조사 대상 콜센터 상담노동자 중 48%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고, 이 중 응답일 기준 1년 이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30%에 달했다. 자살을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55.6%)과 직장내 문제(53.4%)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실태조사는 콜센터 상담노동자 1천99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서비스 부문(공공부문·민간부문)과 운영 형태(직접 운영·민간 위탁운영)별로 구분해, 콜센터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업무 환경, 감정노동, 건강 상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영향 등을 파악한 것이다.
인권위는 지난 1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을 계기로 드러난 콜센터 상담노동자의 열악한 인권상황과 문제점, 정책적 대안과 법제도 개선안을 중심으로 토론회를 가졌다.
김성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