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자유형(징역·금고·구류)을 선고받은 67.4%는 집행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자유형을 선고받은 565명 중 381명(67.4%)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는 같은 기간 형사공판 사건 전체의 집행유예 선고 비율(57%)을 넘는 수치다.
법원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할 때 범행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비교적 죄질이 가벼운 범죄자에게 반성의 기회를 준다는 취지지만, 집행유예를 악용해 재범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로 판단된 3만 7605건 중 5517건(14.7%)이 재학대 사례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학대 건수 또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거된 건수는 1만 1572건으로, 2017년(3320건)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도 2017년 1631건에서 지난해 3743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권 의원은 “죄질이 나빠도 ‘초범·처벌불원’ 등의 이유로 감경되는 비율이 여전하다”면서 “재판부의 인식개선 속도가 국민적 공감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동학대는 가정 내에서 반복적·상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재판부가 철저히 조사해 감경 요소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