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성단체연합 등 총 33개의 부산여성, 시민단체들이 부산시의 ‘부산여성가족개발원’과 ‘부산인재평생진흥원’의 통폐합 방향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28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의 성평등 추진정책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흩어져 있는 시정 연구기능을 합친다는 명목하에 ‘부산여성가족개발원’과 ‘부산인재평생진흥원’을 통폐합하여 여성, 가족, 교육, 정책을 통합 관리하는 수행기관으로 만든다는 것은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의 고유 기능인 여성정책 연구기능을 축소시켜 부산연구원으로 모두 이관하고 관련 수탁사업들만 수행하는 알맹이 없는 기관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가의 성평등 정책을 전담할 독립된 부처가 필요하듯이 지역의 성평등 현황과 관련된 연구조사 기능과 여성정책 연구기능을 맡아서 추진할 여성정책 연구 전문기관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범위는 시정 전반의 성주류화 정책뿐 아니라 여성의 일, 노동, 돌봄 등 여성 관련 분야 전반을 포함해야 함에도 이러한 중요한 연구기능이 타 기관에 이관된다는 것은, 성평등 관점으로 진행되던 여성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부산연구원의 하부 부서로 존재하던 20여 년 전으로 퇴행하는 것이며, 여성정책을 가족·복지 정책의 일부에서 이제 교육정책의 일부로까지 축소 및 후퇴함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부산여성단체연합 등은 또 “여성정책 연구가 핵심인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의 연구기능을 축소·이전한다는 것은 제대로 된 일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며, 성평등을 ‘기계적’으로 이해하고, 출자·출연기관의 경영평가로 진단하겠다는 부산시의 성인지 정책에 대한 인식이 놀라울 뿐”이라면서 “여성 일자리, 청년 여성의 유출, 저출생, 지방소멸, 1인 가구의 문제 등은 모두 성평등 관점의 접근이 필요한 여성정책 연구 과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평등 관점의 여성현안, 여성정책 연구 없이는 여성의 안전과 일상에서의 성평등도 있을 수 없는 만큼, 부산시는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축소 통폐합을 철회하고, 성평등 추진체계 강화에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