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폐지를 포함한 윤석열 정부의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해 전국의 여성단체들이 “한국의 여성인권 증진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온 것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으로, 명백히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전국 115개 여성단체는 7일 성명서를 통해 “국가 성평등 추진체계 폐기안을 내놓은 윤석열 정부 강력 규탄한다”면서 “여성가족부의 기능을 보건복지부의 본부로 이관한다”는 개편안을 규탄했다.
이들은 “독립부처의 장관의 권한으로도 하지 못 한 협업을 부처의 일개 본부장으로서 어떻게 해결한다는 것인가. 의안 제출이나 심의, 의결권도 행사할 수 없는 국무회의 배석 권한을 가진 본부장이 어떻게 성평등정책 총괄 조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헌법적 책무로 기존에 여성가족부가 해오던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성평등 정책 총괄⋅조정기능 및 권익증진 등 모든 기능은 조직 축소, 기능 폐지 수순을 밟을 것이 자명함에도 여성가족부의 격이 높아진 것이라는 정부의 이야기는 궤변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들은 여성가족부를 대체할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성평등 정책 추진을 인구가족과 노골적으로 엮은 것은 여성을 다시 인구 ‘생산’의 도구로 삼고, 가족의 영역에 묶어두고야 말겠다는 저의를 천명한 것과 다름없다”며 “‘여성가족부 폐지’ 정부 개편안은 여성을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 복지 수혜, 보호 대상으로 보던 과거로의 회귀이며 성평등 민주주의 관점에서 완벽한 후퇴”라고 강조했다.
여성단체는 아울러 한국의 세계성격차지수가 99위, 여성의원 비율은 100위권 밖임을 지적하며 “여성에 대한 강력범죄는 줄지 않고 있으며, 여성들은 매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평등한 사회를 열망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여성가족부 폐지안을 당장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