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부산지역 여성단체들이 23일 부산시청 앞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당국의 무책임한 대응을 규탄하고 나섰다. 또한 여성가족부 폐지 정무조직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며 ‘부산여성시국선언’을 개최했다.
이들은 부산여성시국선언 성명서를 통해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당일 국가는 없었다”며 “정부와 당국의 무책임한 대응과정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애도는 분노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 추모와 명명백백한 진상규명, 성역 없는 수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여성가족부 폐지는 성평등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라며 “여성가족부가 전담부처의 위상을 잃을 경우, 국무위원으로서의 심의·의결권, 전담부처의 입법권과 집행권이 상실되며, 지난 수십 년간 여성운동의 결실로 탄생된 여성인권과 성평등 관련 법·정책들은 다른 부처나 부서들로 파편화되어 연결되지 못하고 후순위로 밀리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뿐만아니라 “이 여파로 대구를 비롯한 지역의 성평등체계는 이미 심각하게 손상되고 있으며, 부산도 여성정책연구 전문기관인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 축소 통폐합될 위기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성평등 실현은 모든 국가의 과제이자 인류가 실현해야 할 보편적 가치이며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하며 “우리 여성들은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며 성평등 민주주의 후퇴시키려는 정부여당의 무능과 무책임함에 분노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며, 이 참담한 현실을 바꿔내기 위해 더 많은 여성들과 함께 행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