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전국행동이 8일(화)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한국YWCA연합회 및 전국 650여 시민단체의 뜻을 모아 출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얼마 전 또다시 국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며, “대형 참사에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국가 시스템이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 더 나아가 평등한 일상을 지켜내기 위한 국가의 책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는 다시금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여전히 세계성격차지수 99위로 여성의원 비율은 100위권 밖이며, 고위직·관리자 비율의 성별 격차는 125위, 소득 격차는 120위로 조사대상국 가운데 최하위권”이어서 “정부가 오히려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정책 총괄·조정의 권한과 기능을 확대하고 강화하여, 사회변화에 따라 점점 더 교묘해지고 심화되는 젠더폭력, 심각한 성별임금격차를 비롯한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 사회 전 영역에서 여전히 견고한 유리천장 등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3일, 대통령실과 정부, 국민의힘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개편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후 10월 6일 행안부 장관이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 10월 7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민의힘 당론으로 발의했다”며 “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성평등 정책 전담부처의 폐지가 담긴 정부조직 개편안은 이렇게 관련 부처, 당사자와의 체계적인 논의 등 민주적인 절차 없이 졸속으로 마련, 발의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성가족부 폐지는 성평등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이며 성평등 실현은 모든 국가의 과제이자 인류가 실현해야 할 보편적 가치”라며 “여성가족부가 전담부처의 위상을 잃을 경우, 국무위원으로서의 심의·의결권, 전담부처의 입법권과 집행권이 상실되며, 정부부처와 지자체의 성평등 정책 총괄⋅조정기능은 축소·폐지될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수십 년간 여성운동의 결실로 탄생된 여성인권과 성평등 관련 법·정책들은 다른 부처나 부서들로 파편화되어 연결되지 못하고 후순위로 밀리게 될 것이며 이는 곧 한국의 열악한 여성 및 소수자 인권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와 국가 성평등 정책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전국행동’은 이날 출범으로 “정부와 국민의힘의 ‘여성가족부 폐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끝까지 막아내고, 성평등 민주주의를 바라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유권자 행동으로 국가 성평등정책 강화를 이루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