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자가 ‘나가겠다, 경찰에 신고하겠다, 자해하겠다’등 협박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아이씨 지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냐, x발, 미친x’등 욕설을 많이 들어요”
“피해자 법률 지원 동행중에 가해자로부터 ‘니가 뭔데 여기왔냐, 저리 가 있어라’ 등 언어적 위협과 고성을 경험해요”
“가해자로부터 내담자를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으나 어떠한 돌발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것에서 오는 불안감이 늘 있어요. 이러한 불안감이 소진의 원인이 됩니다”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 종사자 4명 중 3명은 직무에서 오는 만성 스트레스 반응인 ‘소진’(번아웃)을 경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의뢰를 받아 최근 내놓은 ‘2022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 종사자 소진현황 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4.4%(692명)가 지난 1년간 소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소진’은 감정적이고, 대인관계 요구가 높은 직무에 장기간 종사할 때 나타나는 정서적·행동적 스트레스 반응으로 정신적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 개인의 신체, 정서, 사회, 영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결과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20일부터 8월31일까지 전국 가정폭력상담소와 해바라기센터, 여성긴급전화 1366센터 등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 672곳 종사자 9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34명)을 통해 이뤄졌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성매매 피해자 지원기관 종사자에서 지난 1년간 소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8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근무경력 ‘3년 이상~5년 미만’(84.9%), 중간관리자(85.6%)에서 지난 1년간 소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보고서는 이들의 소진이 열악한 업무 환경과 피해자 지원 과정에서 직·간접적 폭력에 노출되는 데 따른 대리 외상과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 종사자의 소진 예방 및 회복을 위해 종사자 소진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 구축, 인력 보강, 급여체계 개선 등의 종사자 처우 향상,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종사자 역할에 관한 사회적 인식개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