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일 부산역 유라시아 플랫폼에서 열린 ‘학교급식 노동자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교육주체 토론회’에서 학교급식종사자들은 ‘시설개선’ 뿐만아니라, ‘인력충원’이 절실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학교 급식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 결과 부산의 폐암 확진자가 6명으로 가장 많았고, 확진자 발생 비율도 0.34%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14개 시·도교육청의 학교 급식종사자 2만4065명에 대한 건강검진 결과 139명(0.58%)이 ‘폐암 의심’ 또는 ‘매우 의심’ 판정을 받았고, 실제 31명(0.13%)이 폐암 확진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대부분의 급식종사자와 비슷한 연령대인 35∼65세 여성의 폐암 발생률이 0.029%라는 점을 고려하면 발병률이 4.5배에 이른다. 정부는 2021년 12월부터 학교 급식종사자 중 55세 이상 또는 경력 10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폐암 건강검진을 실시 중이다. 이번 발표에는 검진이 완료되지 않은 서울·경기·충북 통계는 빠져 향후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폐암 확진자 수는 부산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4명, 경북·광주·인천 각 3명 등의 순이었다. 부산은 확진자 발생 비율도 0.34%로 가장 높았고, 광주(0.25%)와 울산(0.17%)이 뒤를 이었다.
확진자 평균 연령은 54.9세, 평균 종사 기간은 14.3년으로 조사됐다. 폐암 의심은 전남 22명, 부산 20명, 경남 18명, 인천·충남 15명 등이었다. 이밖에 추적 검사가 필요한 ‘경계성 결절’은 534명(2.22%), 향후 발병 소지가 있는 ‘양성 결절’은 6239명(25.93%)으로 조사되는 등 학교 급식종사자 중 28.7%(6912명)가 폐에 이상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교육부는 고용노동부 등과 함께 급식실 환경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급식실에서 튀김 요리 등을 할 때 폐암을 유발하는 ‘조리흄(미세분진)’이 발생하고, 환기가 잘 안되면 폐암 발병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교육부는 환기 설비 개선이 필요한 학교에 예산을 지원하고 2027년까지 모든 교육청의 노후 설비를 개선하고, 조리흄을 유발하는 튀김류는 주 2회 이하로 최소화해 폐 질환 위험을 낮춘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한편, 지난 3월 2일 부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학교급식종사자들은 시설 개선뿐만 아니라 ‘인력충원’으로 노동 강도를 낮추고, 산재 발생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