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활동 간호사 수가 매년 급증하고, 타 직업으로 전환하는 사람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유휴간호사 수가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전체 간호사 수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세종특별자치도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수보다 비활동 간호사인 유휴 간호사 수가 더 많았다.
경기도 등 7개 시·도 역시 유휴간호사 수가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전체 간호사 수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아니라 간호사 면허자 10명 중 1명은 타직업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호협회가 최근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비활동 간호사 수는 2018년 10만2420명에서, 2019년 10만4970명, 2020년 10만6396명으로 매년 2.5%포인트가량 증가해 3년 새 3976명이나 늘어났다.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22만5462명, 2020년) 수 대비 유휴간호사 수는 그 절반(47.2%)에 가까웠다.
이를 시도별로 보면 경기가 2만5770명(4만3922명, 58.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2만2005명(5만4778명, 40.2%), 경남 6731명(1만4576명, 46.2%), 부산 6607명(1만8961명, 34.9%), 경북 5546명(9693명, 57.5%) 등의 순이다.
간호사 면허를 가지고도 타직업으로 전환하는 사람도 매년 크게 늘고 있다. 타직업으로 전환한 사람은 모두 4만4847명이었다. 이는 전체 간호사 면허자의 10.3%에 달하는 수치다. 타직종 근무 면허 간호사 수는 2018년 4만2480명, 2019년 4만3493명, 2020년 4만4847명으로 2년 새 2367명이나 늘어났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간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휴간호사가 매년 크게 늘고 있는 것은 현 의료시스템과 건강보험 수가 체계, 의료정책 등의 문제”라며 “이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인 간호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우리나라 간호인력은 간호보조인력을 제외하면 인구 1000명당 4.4명으로 OECD 평균(9.7명)의 절반에 불과하다”면서 “OECD국가들의 경우 간호보조인력이 간호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지 않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절반(4.0명)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의료기관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아직도 임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간호보조인력을 간호사보다 선호하는 데 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원인으로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간호행위의 낮은 비중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간호사들의 행위에 대한 보상체계가 거의 없어 병원들은 간호사를 고용하면 할수록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 크다는 생각에 간호사를 늘리기보다는 병상 확대와 의료장비 등에 대한 투자에만 나선 데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김성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