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47%증가 … 근본적인 대책과 꾸준한 관심 필요
최근 청소년 자살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서도 청소년 투신자살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지역에서 같은 날 밤 3명의 청소년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포기해 지역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 밤 9시 20분경 부산 수영구 광안동 모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17세 A군이 투신해 숨졌고, 같은 날 9시 50분경 부산 남구 용호동 모 아파트에서도 13세 B군이 투신 자살했다. 또 같은 날 밤 11시 20분경 부산 북구 덕천동의 모아파트 출입구에서 15세 C양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23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 모 아파트에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여고생이 이 모(17)양이 떨어져 숨졌다.
불과 며칠사이에 부산지역에서 일어난 청소년 투신 자살사건이다. 왜 이렇게 청소년 자살이 밥먹듯 일어나는 것일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춘진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소년이 2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47% 늘어난 수치다. 이 중 고등학생은 69%(140명), 중학생은 28%(56명), 초등학생은 3%(6명) 순으로 저연령화 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우선 전문가들은 청소년 자살 원인과 관련 가정 관련 문제, 우울증, 신병비관, 성적비관, 이성관계, 신체결함, 질병, 집단과 폭력과 괴롭힘, 원인 불명 등에 의한 것으로 진단했다. 교과부 김춘진 의원은 “학생 자살은 가정, 학교, 주위 환경이 총체적으로 맞물린 상황에서 특정 사건이 계기가 돼 충동적으로 일어난다” 며 특히 “교사나 가족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살이 29%나 된다는 점에서 보다 세심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신적인 원인과 더불어 인터넷의 자살관련 유해정보 또한 심각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성가족부가 5대 포털사이트를 대상으로 인터넷 상의 청소년 자살, 가출조장 정보를 조사한 결과, 자살정보 172건, 가출정보 150건을 각각 적발했다.
유해정보의 내용 또한 다양해 투신, 목매기, 손목 긋기 등의 자살 방법, 동반 자살자를 구하는 요청게시물, 독극물 판매 게시물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유해정보에 대한 삭제 또는 정보접근 차단 조치를 내렸으며 사이버모니터링 센터에 전담인력을 배치해 상시적으로 모니터링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청소년들의 정서적 위기를 경고하는 지표들은 이미 숱하게 나와 있지만 미적지근하고 무관심한 대응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은 따뜻한 관심과 꾸준한 배려가 가장 최우선” 이라고 언급한다. 덧붙여 일시적인 대증요법보다는 청소년을 내 자식처럼 살피고 보듬는 인식의 전환과 실천의 자세가 유일무이한 해결책이라고 꼽았다.
한편 미국은 2004년부터 주별로 자살 위험성이 높은 청소년을 세밀히 관리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은 2006년 자살대책기본법을 만들었다. 한국도 더 늦기 전에 제도적, 인식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가영 기자
[2010년 8월 31일 11호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