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평화를 해치고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를 강력 규탄한다” 지난달 30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역사적 사실이 왜곡된 교과서를 결국 검정에 통과시키자, 부산지역 여성·시민단체는 일본정부 규탄집회를 갖고, 재부일본영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사단법인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회장 김문숙)와 독도를 지키는 민족운동본부(이하 민족운동본부)는 지난 6일 오전 10시 부산 동구 초량동 정발장군 동상앞 광장에서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문제를 규탄하는 시민궐기대회'를 가졌다.
이날 민족운동본부는 “일본정부의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독도서술규정을 삭제하고 일본교과서에서 독도 기술을 삭제하는 등 침략전쟁을 찬양하는 역사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며 아울러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모든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기술을 수정하고 난징대학살, 오키나와 집단자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기록하고 교육할 것'은 물론 '지유샤판 이쿠호샤판 교과서 검정 합격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민족운동본부는 “일본의 공민 교과서 7종, 지리 교과서 4종 모두가 독도 문제를 왜곡하고 있으며, 역사 교과서에서도 7종 중 1종이 독도가 일본의 고유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며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역사 왜곡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이전에는 공민 교과서에만 있었던 독도 기술이 지리와 역사 교과서에까지 실리게 된 점을 분노했다. 뿐만 아니라 역사 교과서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모두 삭제되었고, 전반적으로 전쟁 책임을 은폐하는 우경화된 서술이 많이 드러나는 등 중국의 난징대학살 때 일본군이 저지른 만행을 인정하지 않고 모호하게 처리했는가하면 1945년 4월부터 전개된 오키나와 전투 당시 일본군에 의해 많은 현지인들이 집단자결을 강요당한 사실을 미군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민족운동본부는 “이번 교과서는 2006년 아베 정권에 의해 개악된 ‘신교육기본법’과,2008년 문부과학성이 개정 고시한 ‘신학습 지도요령’에 의해 만들어진 첫 교과서로, ‘애국심’을 강조하는 일본 정부의 교육노선이 그 근간에 자리 잡고 있기에 일본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정부가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문제를 기술하도록 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라는 것. 게다가 교과용도서검정조사심의회 이름으로 검정 지도된 내용을 보면 검정신청본의 내용보다 더 개악된 사례도 많아 충격적이다.
김문숙 회장은 “이런 점을 보면 일본정부가 겉으로는 검정심사에 관여하지 않은 것처럼 하면서, 실제는 내용의 개악을 주도했음을 알 수 있다.”며 “'근린제국 조항과도 정면으로 배치되고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도 무시한 일본의 국가주의와 영토내셔널리즘은 우려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종석 회장은 규탄발언을 통해” 최근 대지진으로 고통 받는 일본시민을 돕자는 운동이 활발히 벌어져 전례없이 한일 간의 우호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시점에서 문부과학성이 역사왜곡 교과서 검정 통과를 발표한 것은 한일 우호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며 “평화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아시아 각국의 영원을 외면하고 식민지 지배로 인해 고통 받았던 피해자들에게 또 한번의 상처를 주는 짓”이라고 성토했다.
송나영 기자
[2011년 4월 11일 18호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