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적 최고가 낙찰제 … 독과점 막고
식재료 공급 현실화 위해 도입
낙찰률 높이기 위해 유령회사 설립·명의도용 등
부정입찰 업계 말썽
현행 학교급식 전자입찰 시스템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제한적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독과점을 막고 식재료 공급 단가현실화를 위해 도입된 전자입찰 제도가 취지와는 달리 꼼수를 부리는 업체들의 부정입찰이 횡횡하면서 몇몇 업체가 입찰을 휩쓰는 기현상을 유발하는 등 낙찰률을 높이기 위한 부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업체들은 학교급식 입찰에서 낙찰을 받기 위해 유령업체를 만들거나 명의만 빌려 사용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이같은 문제는 업계에서도 상호 신뢰를 무너뜨리고 자율경쟁을 방해하는 등 급식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부산광역시 교육청 산하 초,중,고등학교 수는 2012년 5월 현재 626개 교. 위탁급식을 제외한 직영 급식 학교 수는 506개 교로 부산시 초,중,고등학교의 80%이상이 직영급식을 하고 있으며, 직영급식의 90%이상의 학교가 농수산물 유통공사(eat)를 통해 전자입찰 방식으로 식자재를 구매하고 있다.
현행 학교급식 식자재 입찰제도는 농수산물 유통공사를 통해 학교급식에 참여할 수있는 업체는 유통공사가 요구하는 소정의 서류만 구비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있어 이에 따른 여러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지적이기도 하다.
각 학교에 납품되는 식자재는 축산물, 농산물(잡곡 수산물 김치 포함), 공산품(냉동류포함)등.이를 학교별 전자입찰 공고를 내고 있는데 품목별로 50~80개 이상의 업체가 전자입찰에 참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많은 업체들이 전자입찰에 참여하게 됨에 따라 기존의 업체들은 입찰을받기 위해 서류만 구비가 되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허점을 이용, 한 업체가 많게는 7~8개의 회사를 만들어 입찰에 참여하거나 타 회사의 명의를 도용, 입찰시 낙찰대금 수수료를 지불하는 편법을 사용하기도.
때문에 낙찰 또한 특정업체에 편중이 되어 어떤 업체의 경우 월 150개 정도의 학교를 낙찰받아 납품을 하다보니 현실적으로 급식의 질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고, 실제 일부 영세업체들은 대량 낙찰을 받아놓고 식자재를 구비해오지만 전용 창고가 없어 공터나 노상에 방치하다가 공급하는 부실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또 일부 업체는 학교급식 식자재 구매입찰 과정에서 가격을 담합하는 사례도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등 학교급식 시스템 자체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식자재 납품업자들의 볼멘소리다.
한 식자재 납품업체는 “교육청이 ‘청렴’을 이유로 교육현장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전자입찰제한적 최저가 낙찰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전형적 복지부동 행정의 단면”이라고 지적하면서 “식자재의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참여 업체가 좋은 식자재 공급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실질적인 혜택이 학생들의 건강권 확보로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정유 기자
【2012년 8월 28일 34호 제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