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뭉치' 회원들…YWCA서 경험담 무한발설 집담회
'자발인가 비자발인가' '성매매인가 성착취인가' 모호한 경계에서 성매매 당사자들에 대한 처벌과 평가를 엇갈리게 했던 우리나라 성산업의 현주소는 어디까지 왔을까. 성매매 경험 당사자가 말하는 성매매, 그 실체에 대해 낱낱이 발설하는 생생한 집담회가 열린다.
사단법인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주최로 5월 30일 오후 2시 부산 동구 초량동 YWCA 2층 강당에서 열리는 이번 집담회는 '당사자의 이름으로 성매매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성매매 당사자들이 가감없는 성매매의 진실을 토로하고 자발, 비자발, 성매매 성착취 등 경계에 대해 향후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를 모색하는 시간.
2004년 성매매방지법 시행이후 꾸준히 성매매에 대한 사회각계의 다양한 쟁점과 논란이 지속되어오고 있는 상황. 최근 성매매 특구 지정 등 성매매의 합법화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이미 한국사회 성산업의 규모는 포화상태에 이르렀을 정도라고 지적하는 여성단체는 "여성들은 끊임없이 성노예화 되는 과정을 경험하고 있고 성산업 구조의 틀 안에서 자본과 권력
은 일상적으로 여성의 몸을 도구화하고 착취의 고리를 연결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성매매는 한 개인의 성거래로 쉽게 치부됨으로써 거대한 성산업구조의 모순적 현실이 묻혀지기도 해 피해자들의 인권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게 문제.
한때 법 시행 초기 성매수 및 알선범죄자들을 처벌하는데 강력한 수단이 되면서 성산업구조를 확산시키는 알선 주범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법적장치로서 매우 고무적이었으나 사건현장에서는 항상 여성들을 함께 처벌하는 규정 때문에 현장단체와 사법기관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감수해 와야했다는 게 현장 활동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뭉치'소속 회원들의 무한발설 집담회는 3부로 진행된다. 뭉치에 대한 소개와 발설마당, 나눔마당 등 성폭력과 성매매의 애매한 경계 등 당사자들이 직접 성매매현장의 진실과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난상 돌직구를 가감없이 날린다.
지난 2006년 결성된 '뭉치'는 성매매 경험 당사자들이 만든 네트워크로 전국 8개 지역의 자조모임으로 구성돼 있다. 처음 '실타래'라는 이름으로 출발, 당사자들의 갑갑한 현실을 함께 모여 실타래 풀듯 풀어보자는 의미에서 자조모임을 결성, 가슴에 맺힌 응어리들을 서로 어루만져 주었다.
함께 나누며 서로 힘을 얻은 이들은 이후 '뭉치'라는 이름으로 결속력을 더하고 본격적 자조모임으로 확대시켰다. 성매매현장에서 사건이 발생하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안타까운 희생에는 추모의식도 거행하기도.
이제 '아닌 건 아니다'라고 사회에 당당하게 말하겠다는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가 왜 불법이며 근절되어야 하는지 가감없는 경험담을 통해 그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2013년 5월 27일 제42호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