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달라"vs"반성합니다" 상반된 스승
스승의 날을 맞이한 두 스승의 상반된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지난 13일 국민대학교 이의용 교수 페이스북에는 ‘스승의 날에 쓰는 반성문’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게재돼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게재된 장문의 글은 교수로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반성한 것.
이 교수는 “스승의 날에 꽃 한 송이 달아주지 않는 제자들이 야속할 때가 있습니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그런 기대를 접고, 교수로서 내 모습을 되돌아보는 반성문을 써봅니다”라는 문장으로 고백을 시작했다.
이의용 교수는 “학생을 제자가 아닌 수강생으로 대해온 것을 반성합니다”, “사람을 가르치는 역할을 소홀히 하고, 정보지식 유통업자처럼 정보와 지식만 가르쳐온 것을 반성합니다” 등을 담은 내용의 반성을 적었다. 또, 부실한 수업계획서와 학습 성과에 대한 안일한 평가 방식에 대한 자기반성도 이어졌다.
반면, 경기 남양주시의 한 중학교 담임교사는 스승의 날 기념 선물을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시 A중학교 학부모와 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3학년 담임교사인 B씨는 수업을 마친 뒤 학생 3명을 따로 불러 “스승의 날 선물로 화장품과 꽃이나 케이크를 사달라”고 요구했다. B씨는 다음날에도 학생 3명을 불러 “다음 주가 스승의 날이니까 미리 돈을 걷어야 하지 않겠냐”며, “다른 사람에겐 말하지 마라”고 신신당부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B교사는 종례시간에 “내가 미쳤나보다. 잘못 얘기했다”며 용서를 구하고 “농담조로 한 말이 잘못 전달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해당 학교는 B교사에게 교장경고 처분을 내리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사과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물의를 빚은 B 교사에 대해 학교는 담임 직을 그대로 유지시켜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학교 쪽은 B교사가 돈 걷으라는 지시를 안했다고 주장하지만, 학생들에게서 이미 사실 확인이 끝났고, 문제 교사에게 담임을 계속 맡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감은 “학부모나 학생들 사이에 반대의견이 없어 담임을 계속 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부모들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담임이 그대로 유지돼 당황스럽다”고 반발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중이며, 문제가 드러나면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서기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