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산박물관에 유물을 무상기증한 일본인 미야자키 사츠키씨가 지난 17일 부산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수여받았다.
일본 키타큐슈시(北九州市)에 거주하는 미야자키 사츠키씨는 본인의 수장품인 문방사보(文房四寶) 198점을 일제의 한국 침탈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지난달 9일 부산시에 기증한 바 있다.
기증 유물은 벼루, 먹, 붓, 인재(印材) 등 현 시가 우리 돈 10억 원을 상회하는 유물로써 미야자키 사츠키씨가 중국에서 20여 년간 무료의료 봉사활동을 하면서 수집한 것이다.
미야자키씨는 “과거 일본 이 한국에 대해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이 없는 점에 대하여 개인적 차원에서라도 사죄하는 뜻으로 기증하게 됐다”며 유물기증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본인의 이번 유물기증이 “일본 내의 양심 있는 지식인들이 행동으로 반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치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일본에서 60세까지 치과의사로 활동하다 중국으로 건너가 의료기기 기증과 함께 20여 년간 의료봉사활동을 펼쳐왔으며, 지난 20여 년간 모은 유물기증을 통해서 한국의 대한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
부산시는 미야자키 사츠키씨의 숭고한 기증의 마음과 문화재 확보 및 문화발전에 기여한 공을 기려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17일 오전 11시 부산시장실에서 간단한 수여식을 실시했다.
미야자키 사츠키씨가 기증한 유물 중 일부는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10일까지 부산박물관 기증유물실에서 전시하고 있다.
부산박물관측에 의하면 기증유물 가운데, 벼루는 중국 4대 명연(名硯)인 단계연(端溪硯)과 흡주연(歙州硯), 징니연(澄泥硯), 홍계연(紅系硯) 등이 망라됐으며, 단계연은 꿈의 벼루라 칭하는 것으로 입김만으로도 먹을 갈 수 있으며 백반(白斑), 황반(黃斑) 등을 문양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징니연은 강물 속에 고운 진흙을 정선하여 틀에 넣어 굳혀서 구워낸 인조연으로, 흙에 열을 가하여 돌을 만든 즉, 자화(磁化)이면서도 돌처럼 단단하고 도자기처럼 반질거리지 않아 먹이 부드럽게 갈리면서 입자 또한 섬세하다며 그 가치를 설명했다.
부산박물관은 또 이번에 기증받은 먹과 붓, 인재에 대한 가치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먹은 18나한(十八羅漢), 고사인물도, 산수인물도, 십이지신상 등의 세트를 이룬 것인데 조형성이 뛰어나며, 붓의 필관(筆管)은 대나무·옥(玉)· 상아·물소뿔 등으로 다양하고, 인재는 계혈석(鷄血石)·등광석(燈光石)·전황석(田黃石) 등으로 중국 삼대 명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번 미야자키 사즈키씨의 기증으로 부산시는 재질이 우수하고 조형성이 뛰어난 중국의 유명 문방구를 다량 확보하게 됐다.
유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