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5쌍이 합동결혼식을 올리고 남한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렸다.
지난 10일 부산지역통일교육센터(센터장 류경화)는 부산 동부산대학교 잔디운동장에서 통일신문 장청수 회장, 동부산대학교 김일 총장, 부산지역 기관장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이탈주민 5쌍을 위한 성대한 결혼식을 개최했다.
이날 합동결혼식 주례는 통일신문 장청수 회장이 맡았으며, 장 회장은 주례사를 통해 “북한이탈주민들을 우리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통일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라며, “사선을 넘어 온 탈북민이 남한사회에서 꼭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합동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신랑신부 지인들과 대학생 등 일천여명 하객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들은 즐거워하는 가운데서도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떠올리며 안타까워하기도.
이날 식을 올린 5쌍의 신랑신부 중 신부 김영옥(가명·35)씨는 이른바 ‘고난의 행군시기’에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 27세에 탈북 했다. “중국 일대를 전전하며 탈북자라는 신분이 주는 제약으로 죽을 고비도 수차례 겪었지만 다행히 미리 정착하고 있던 친척의 도움으로 5년 전 꿈에 그리던 대한민국의 품에 안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에서 3교대 근무를 하며 만난 남편과 결혼식을 올리게 돼 마음이 설렌다”며 “예쁜 아이를 낳아 잘 키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또, 신부 이영자(가명·49)씨는 “가족 모두가 한국으로 왔고, 비록 남한에서 결혼한 아들보다 늦게 드레스를 입게 됐지만 이런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다”며 행복한 소감을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53사단 군악대와 동부산대학교 부사관과 예도대가 신랑신부를 위한 특별한 웨딩예도 이벤트도 펼쳤다.
이날 합동결혼식 행사에서 류경화 센터장은 “대한민국에 온 북한이탈주민들에게 결혼은 힘든 벽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당수가 동거를 택하고 있다”며,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잘 적응해 자신의 인생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역 통일교육센터는 올해로 7년째 탈북민의 결혼식과 예물, 신혼여행 등을 지원해오고 있다.
유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