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4월 ‘이중섭의 범일동 풍경거리’ 완공
한국 근대회화사에 빛나는 족적을 남긴 화가 이중섭(1916~1956)이 부산 시민의 곁으로 돌아온다.
부산시 동구(구청장 정영석)는 오는 4월 중 동구 범일동에 이중섭의 거리가 조성된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부산은행 범천동지점에서 마을광장까지 400m 구간에 이중섭 갤러리, 마사코 전망대, 희망길 100계단 등이 들어서며 이를 통칭해 ‘이중섭의 범일동 풍경’이라 이름 붙였다.
동구청의 이번 이중섭 부활 프로젝트는 범일동 부산은행 일대의 담벼락을 따라 3개 구간으로 나눠 ‘이중섭갤러리’와 ‘희망길 100계단’, ‘마사코전망대’로 꾸며진다. 이중섭 갤러리는 ‘1951년 범일동 피란민에서 자유인으로’, ‘1952년 부두의 이별, 나도 곧 따라가리다’ 등 이중섭의 부산시대를 보여주는 거리미술관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또 마을광장과 이어지는 희망길 100계단은 포토존 공간으로 거듭난다. 사방이 확 트인 곳에는 그의 아내의 이름을 딴 마사코 전망대가 꾸며진다. 전망대 1층은 주민사랑방과 이중섭갤러리, 2층은 전망대와 이중섭의 편지글 등으로 구성된다. 이중섭이 그림을 그리던 판잣집 화실도 설치미술로 재현된다.
화가 이중섭은 1950년 12월 한국 전쟁시절 부산에 온 뒤 1954년 초까지 범일동 1497번지에 살았다. 일본인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92.한국명 이남덕)와 아들 둘을 데리고 당시 피란민촌인 범일동에서 생활했던 이중섭의 삶은 팍팍했다. 부두노동으로 생계를 꾸렸고 가족들은 피란민 수용소와 같은 곳에서 온갖 고생을 한다.
이 때 그린 작품이 ‘범일동 풍경’이다.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부인 마사코는 1952년 아들 둘과 함께 일본으로 떠났고, 이중섭은 부둣가를 전전하며 문인, 화가들과 교류하면서 외로움을 달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영성 동구청장은 “마사코 여사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기억하는 때가 범일동 시절인 것으로 전해들었다”면서, “이중섭화가의 3여년 부산생활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범일동에 깃든 이중섭의 이야기를 깨움으로써 낙후된 범일동에 활력을 불어 넣게 될 것”이라며 거리조성의 취지를 밝혔다.
유시윤 기자
[2014년 1월 22일 제48호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