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1월 26일

사회

“직접 고용하라” 신라대 청소노동자 생존권 투쟁

노조측, 용역계약 파기 및 대학 직접고용 주장

대학측, 노동자입장 100% 수용할 수 없어

부산지역 9개 여성단체 현안모색 기자회견
 
 
신라대 청소노동자 사태전말>
 
 
최근 부산 신라대학교의 청소노동자들이 대량 해고되면서 이에 반발하는 청소노동자들이 장기농성을 이어가고 있어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신라대 12개 건물의 청소를 담당하는 청소노동자 30명은 지난달 28일부터 대학 이사장실 로비와 사범대 6층 옥상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오고 있는 상태. 이들 청소노동자들은 올초 대학측과 새롭게 청소대행계약을 맺은 용역업체가 내세운 근로조건에 대해 동의를 거부했고, 새 용역업체는 근로조건을 거부한 청소노동자들을 고용계약하지 않고 임시인력을 채용해 지난 1일부터 업무에 들어갔다.
 
신라대와 1년간 새로운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가 내세운 근로조건은 연차, 동·하계휴가 및 명
절·여름휴가 반납, 연 60만원의 상여금 반납, 방학기간 단축근무 폐지, 청소업무 범위 확대 등 청소노동자들로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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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시고용이 불가하다는 용역업체의 입장에 반발한 민주노총 일반노조의청소노동자들은 건물 옥상까지 올라가 철야농성을 이어오기에 이른것.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일반노동조합은 “매번 용역업체가 바뀔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극한의 투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라며 기존임금과 근로조건을 포함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한 이들은 “대학측에서 청소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노동조건을 적용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용역업체를 교체해왔다”며, “대학이 현재의 상황을 사실상 결정권한이 없는 용역업체 소관의 문제라며 발뺌하고 있다”면서 대학측의 적극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신라대 가 직접 청소노동자를 고용하기를 요구했다. 이들의 주장은 “사태의 당사자인 대학이 사태해결을 위해 ‘청소용역’을 폐지하고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학 측 및 용역업체측도 팽팽한 입장으로 맞섰다. 대학측은 “이들 노조의 무리한 단체협약 조항 때문에 더 이상 맡아줄 용역업체조차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입장을 털어놨다. 또, “막상 청소노동자들은 직접고용을 주장하지만 노조가 개입된 한 실질적으로 직접고용은 노조와 대학 양측 모두가 수용하기 힘든 사안”이라고 전했다. 용역업체 역시 노조의 모든 요구에 응할 시 “회사의 존립과 고용주로서 경영이 어렵다”며 팽팽한 줄다리기로 양보를 거부했다.
 
이에 앞서 신라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2012년 9월 9일간의 파업투쟁 끝에 개선된 임금과 근로조건의 대한 합의를 끌어내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해 초 청소용역업체에 대해 최저가 낙찰을 적용한 공개입찰에 2013년 2월 또다시 투쟁을 해야 했고, 당시 용역업체로부터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많은 115만원의 임금과 개선된 노동조건을 합의,2013년 6월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이들 청소노동자들로서는 어렵게 체결한 임금 및 노동조건을 무산시키고 올해 또다시 ‘투쟁’과 ‘해고’라는 상황에 놓인 것에 대학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신라대 관계자는 “임금만의 문제라면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겠지만, 학교라는 특수성을 무시하고 입학식과 졸업식의 근로거부문제, 방학의 경우 교직원의 기준에 따른 단축근무가 아닌 학생들을 기준으로 한 단축근무, 상식을 넘은 가족범위의 경조사 유급휴가 등에 대체인력을 쓸 밖에 없어 학교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항이 단체협약 내용에 많다”면서, “고용승계의 경우도 면접 등의 원칙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무조건적인 고용승계를 요구한다던지, 65세 정년보장 등 독소조항이 많다”는 입장이다.
 
 
단체협약 내용 또한 “당초 학교측과는 아무런 협의 없이 당시 계약용역업체와 체결한 것을 한치의 양보도 없이 학교측에게 계속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섰다. 하지만 학교측은 “이들 주장의 100% 수용은 어렵지만 적극적인 개입으로 타협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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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는 이번사태에 대해 부산지역 여성계는 지난 19일(수) 오전 10시 신라대 정문 앞에서 사회적약자인 청소노동자 고용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신라대가 사태해결을 위해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산여성사회교육원 박해숙 원장은 신라대의 주인인 학생들을 향해 “가장 힘없는 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면서 “학생들이 나서 그들을 응원하고 직접고용을 학교에 주장해야 한다”며 학생들의 투쟁과 참여를 절절하게 당부했다. 또한 통합진보당의 조차리 여성위원장도 함께 참석해 “대학이 제대로 된 배움터라면 권리를 위한 이번 투쟁의 해결을 위해 나서라”며, “노동의 권리를 존중받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을 무력화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교육문화센터,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여성사회교육원 등 부산지역 총 9개 여성단체가 대학의 즉각적인 문제해결 및 직접고용문제에 대해 신라대 청소노동자들과 한목소리로 맞섰다.
 
유시윤 기자
[2014년 3월 21일 제50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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