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자다씨와 강동병원 강신혁 원장(사진 왼쪽). 이번 수술로 선천성 장애로 혼자 걷지 못했 던 굴자다씨가 자유로운 새 삶을 살게 됐다.
선천성 경골(다리뼈) 및 비골(종아리뼈) 가 관절증 희귀병으로 걷지못하는 장애를 갖고 태어나 혼자 힘으로 평생 걷지 못해 목발과 휠체어에 의존해 왔던 카자흐스탄 막수토바 굴자다(34. 여)씨가 부산의 한 의료기관에서 수술을 받고 걷게 돼 화제다.
미국 독일등 의료 선진국에서도 어려운 수술이라며 고개를 저었던 수술을 부산 사하구 신평동 강동병원(원장 강신혁)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세계를 다시한번 놀라게 했다. 더군다나 이 어려운 대 수술을 지역의 한 병원이 전격 무료지원했다는 것과 수술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카자흐스탄 출신 굴자다씨는 태어날 때부터 다리뼈가 하나로 완전히 이어지지 않은 채 일부분이 떨어져 있어 성장해도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한 희귀질병을 갖고 태어났다. 이는 신생아 25만 명 가운데 한 명꼴로 나타나는 희귀질병이어서 치료도 매우 어렵다고 알려진다. 이미 자국인 카자흐스탄에서도 17번이나 수술을 받았지만 허사였던 굴자다씨는 사실 지난 6월 한국을 찾았지만 수술 비용이 모자라 되돌아갔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강 박사가 수술비와 입원비를 포함한 모든 치료비를 강동병원에서 부담하겠다고 나섰고,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원도 나눔 의료 프로젝트를 통해 나머지 비용을 부담하기로 해 굴자다 씨의 새 희망을 찾기 위한 한국행이 성사됐다.
현지 카자흐스탄 언론도 부산 강동병원을 찾아 대대적으로 인터뷰하는 등 한국의 의료전신기술에 탄복 대서특필하기도.굴자다씨는 "의료 기술이 뛰어난 독일과 미국, 이스라엘, 중국 등의 유명 의사들에게 진단자료를 보내 수술을 요청했지만 어디서도 희망적인 답을 듣지 못했다"며 무엇보다 자신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준 강동병원과 한국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굴자다 씨를 집도한 강신혁 원장은 “경희대 의대 교수 재직 시절부터 지금까지 비슷한 사례의 수술에 몇 차례 성공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굴자다씨를 진단 후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중 해프닝도 있었다. 굴자다 씨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수술비를 감당하기 힘들어수술 날짜를 세 번이나 어기다 카자흐스탄으로 슬그머니 돌아가 버리기도 했었다. 이 사연을 알게 된 강 원장은 어떻게든 굴자다 씨를 치료해줘야겠다고 마음먹고 지난달 초 그녀를 부산으로 정식 초청한 것. 거액의 수술비는 강 원장이 부담하고 항공료 등의 초청 비용은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원이 대는 조건이었다.
지난달 5일 강동병원에 다시 입원한 굴자다씨는 2시간여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분리돼있던 오른쪽 다리뼈를 붙인 다음 휘어진 다리축을 바르게 펴고 미숙한 다리 길이를 늘이는 고난도 치료법이 동원됐다. 결국 그녀의 고난도 수술은 대성공적으로 마쳤고 현재 굴자다씨는 회복 후 귀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를 감동시킨 굴자다씨의 훈훈한 사례는 의료관광을 선도해온 한 의료기관의 선진 의술과 의료인의 인술이 만들어낸 결과다.
김유혜민 기자
[2015년 9월 24일 제68호 1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