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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회 부산여성영화제, 11월 6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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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산여성사회교육원이 주최하는 13회 부산여성영화제가 오는 11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남포동 부산은행 BNK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슬로건은 ‘아시아에서 여성은: 저항과 연대’이다.

한국과 대만, 일본은 서로 다른 역사적 경험을 지니고 있지만 가부장적 질서와 성별 규범으로 개인의 삶이 강하게 규정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부산여성영화제는 이러한 사회에서 여성과 성소수자 등이 성별 때문에 겪는 억압과 갈등, 그리고 이에 맞서는 저항과 연대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영화들을 선보인다.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자신의 성폭력 피해를 직접 기록하고 고발한 일본 이토 시오리 감독의 ‘블랙박스 다이어리’(2024)와 한국 임지수 감독의 ‘파기상접: 깨진 그릇 붙이기’(2025)가 있다. 두 영화는 성폭력 피해의 경험을 침묵 속에 묻어두지 않고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으려는 여성들의 용기와 투쟁을 보여준다. 특히 카메라가 피해 사실을 기록하는 수단을 넘어 진실을 밝히고 사회 변화를 요구하는 도구가 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11월 7일 토요일에는 두 작품을 연속 상영한 뒤 두 감독이 함께하는 대담회도 진행한다.

2019년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을 법제화한 대만의 혼인 평등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사랑하니까 가족이지’(옌 저쉬안 감독, 2020)도 주목할 작품이다. 영화는 동성혼의 찬반을 둘러싼 추상적인 논쟁을 넘어 혼인할 권리가 실제 퀴어 커플의 삶과 안전, 행복에 얼마나 깊이 연결돼있는지를 밀착해서 보여준다. 나아가 과연 누가 가족이 될 수 있으며, 왜 누군가의 사랑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올해 부산여성영화제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해까지 운영했던 경쟁 부문 공모전을 대신해 ‘부산여성영화제 시네웨이브상’을 신설했다. 이 상은 부산을 기반으로 여성 서사와 젠더 평등의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온 감독과 영화인의 활동을 격려하고 지역 영화 창작의 지속 가능성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익명 기부자의 후원으로 수상자에게는 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첫 수상자는 부산에서 오랫동안 다큐멘터리 작업에 몰두해 온 문창현 감독이다. 문 감독은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고유한 연출 방식으로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하고, 제작사 ‘오지필름’의 공동 운영자로서 지역 영화 생태계 확장에도 힘썼다. 영화제는 이러한 활동과 성취를 높이 평가해 첫 시네웨이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을 기념해 문 감독의 작품 ‘나와 나의 거리’(2013), ‘침묵보다 변화를’(2021), ‘지지않는 마음’(2021)도 상영한다.

개막작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주도한 비상계엄 반대 트랙터 행진을 다룬 김현지 감독의 ‘남태령’(2026)이다. 여성 농민들의 집단적 행동과 시민들의 연대를 기록한 이 작품은 올해 영화제의 주제인 ‘저항과 연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905년 벵골의 여성 작가 베굼 로케야가 발표한 페미니즘 유토피아 소설에서 출발한 애니메이션 ‘술타나의 꿈’(이사벨 에르게라 감독, 2023)도 상영한다. 여성이 이끌어가는 상상의 세계 ‘레이디랜드’와 현대 여성의 현실을 넘나드는 이 영화는 세대를 관통하는 여성들의 고뇌와 꿈을 탐색한다. 다채로운 애니메이션 기법과 아름다운 시각적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편 부산여성영화제는 올해 새로운 소통의 창구로 공식 유튜브 채널 ‘삐딱한 프레임(BBIFFI)’을 개설했다. 부산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제작된 이 채널에서는 올해 초청작들을 소개하고 해설하는 영상을 공개한다. 또한 자원활동가와 후원자들의 노력으로 이어 온 부산여성영화제의 역사와 그 안에 담긴 연대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부산여성영화제는 2009년에 시작해 20여 년 동안 주류 영화에서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던 여성들의 삶과 목소리를 스크린으로 불러내고, 영화를 매개로 지역사회에 성평등과 연대의 가치를 확산시켰다. 영화제를 지켜 온 힘 역시 지역의 여성들과 영화인, 자원활동가, 후원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였다. 올해 새롭게 문을 연 ‘삐딱한 프레임’은 이러한 영화제의 경험과 문제의식을 스크린 밖으로 확장하고, 일상 속에서도 여성과 영화에 관한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새로운 시도다.

13회 부산여성영화제의 예매는 10월 26일부터 모퉁이극장 홈페이지에서 시작된다. 자세한 프로그램과 상영 시간표는 부산여성영화제 공식 홈페이지(https://bwff.qshop.ai)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 페이지로도 연결된다. 문의 (사)부산여성사회교육원 산하 부산여성영화제 feminedu@hanmail.net/051-802-6083/후원 021-01-063967-0 부산은행 (예금주: 부산여성사회교육원)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