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캔 스피크' 영화속 주인공 나옥분 여사가 구청을 찾아 생활민원을 제기하는 장면.
제2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 영화제가 21일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다목적 영상홀에서 막을 올렸다.
부산여성연대회의(회장 박정희)가 부산광역시보조금 지원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영화제는 올해 ‘기억의 온도’를 주제로, 21일 2017년 개봉작인 ‘아이캔 스피크’(김현석 감독 .119분), 28일 ‘눈길’(이나정 감독. 122분)이 각각 상영된다.
두 영화 모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 첫날 상영된 ‘아이 캔 스피크’는 나옥분(배우 나문희 역) 할머니가 영어를 배우게 되면서 원칙주의 공무원 박민재(배우 이제훈 역)와 특별한 인연을 맺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그리고, 28일 상영작 ‘눈길’은 평범한 두 소녀가 전쟁이라는 비극 속에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겪게되는 참혹한 현실과 서로를 의지하며 끝까지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지켜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리는 영화다.
개막작 ‘아이 캔 스피크’는 나옥분 할머니가 살아가는 허름한 재개발 동네 상가사람들의 애환과 생활상을 에피소드로 시작하지만 나옥분 할머니와 같은 위안부 출신 ‘베프’가 치매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영어소통으로 위안부 피해실상을 만천하에 알려온 역할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자, 나옥분 할머니가 그 사명을 이어가게 되는 내용이다.
나옥분 할머니가 LA사는 유일한 혈육 남동생과 영어로 소통하고 싶은 열망에서 시작했지만 ‘베프’의 치매로 사명을 떠안고 미국현지로 떠나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의 실상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활동가로 거듭난다. 사회부조리와 부정, 불법을 고발해온 동네 민원대장 나옥분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실상 증언이후 시장사람들과도 더욱 하나되는 소통의 과정을 담고 있다.
영어를 배우려는 진짜 이유가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픈 역사와 용기를 진정성 있게 전하고 있는 이 영화는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고 피해자들의 용기를 조중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기획된 의미있는 영화다.
지난해 상영작인 '귀향-언니야 집에 가자'의 조정래 감독(오른쪽)과 임성철 배우겸 프로듀서의 토크쇼.
영화제 상영후에는 지난해 참석했던 ‘귀향’의 조정래 감독과 임성철 배우이자 총괄프로듀서가 참석, 객석 관람객과 토크콘서트를 통해 진지하게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토크쇼는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의 인권조명과 역사의식 등 후세들의 기억을 통해 다시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를 바라는 영화제작의도와 메시지, 그리고 조정래 감독의 진심이 오롯이 전해지는 시간이 되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오랜 기간 소통하면서 그들의 대변자 역할을 해온 조 감독은 진행자와 객석의 질문에 작품의 구성과 연출배경 등을 설명할 때는 수차례 눈물로 말문이 막혀 객석도 함께 우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한편 8월 4째주부터 조정래 감독의 ‘귀향’은 전국의 몇몇 영화관에서 영화 상영길이 때문에 삭제되었던 분량과 사실감을 더하는 내용들이 업그레이드돼 재상영될 예정.
재 개봉을 위해 ‘텀블럭’ 플랫폼을 통해 기금 마련을 해온 조정래 감독과 임성철 PD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도 이제 생존자가 5명밖에 남지 않았다. 일본은 여전히 역사를 부정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외면하고 동북공정의 꿈과 전쟁의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역사를 기억하고 우리가 잊지 않을 때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도 어루만져 줄 수 있다”며 “잊혀져가는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많은 청년세대들이 귀향을 관람해야 한다”며 홍보를 당부했다.
유길정 기자
영화체험관 로비에 설치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피해 실태를 고발한 그림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