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5년 12월 02일

종합

대학생의 시선으로 바라본 현세대 인구문제

인구 대학생.png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사회가 제시하는 다소 냉엄한 수치들을 마주하고 있다. 통계청(KOSIS)의 지표에 따르면 2024년 합계 출산율은 0.75명을 기록하였으며, 2025년에는 이 수치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숫자들은 단지 뉴스 속의 건조한 통계표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 통계는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점차 사라지고, 사회적 부담이 가파르게 누적되어 가는 현실을 방증하고 있다. 저출산 현상은 더이상 먼 미래의 예측이 아닌, 대학 캠퍼스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당면 현실이 되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방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속설이 현실화되면서, 수많은 지방 대학이 매년 신입생 미달 사태로 인해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이와 같은 학령인구의 급감은 단순히 대학만의 문제를 넘어, 지역 사회의 붕괴를 가속화하고 수도권으로의 과밀 경쟁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 현장 역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와 같은 비극적인 신조어들은 현재 의료 시스템이 처한 곤경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환자를 수용할 병원과 의료 인력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정작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이 의료 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가능 인구는 급감하는 반면, 돌봄이 필요한 노인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돌봄 절벽이라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개인의 생존조차 버겁게 느껴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결혼과 출산을 합리적이지 못한 선택으로 간주하는 세태는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이는 희망찬 미래 설계를 저해하는 것을 넘어, ‘과연 이 사회가 지속 가능한가?’라는 근본적인 불안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에 적응하기도 전에, 우리 사회는 구성원의 다양성이 증대되는 또 다른 과도기를 거치고 있다. 신입생 부족난을 겪는 대학 캠퍼스는 외국인 유학생들로 채워지고 있으며, 아르바이트 현장이나 요양병원과 같은 돌봄 현장 역시 이주 노동자 없이는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듯 우리는 이미 이주 노동자들과 동일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들과 진정으로 융합될 준비를 마쳤는지에 대해서는 냉철한 고찰이 필요하다. 만약 이들을 단순히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는 수단으로만 간주하고, 공존 과정에서 발생할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며 진정한 통합을 이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또 다른 사회 문제의 시발점이 될 뿐이다.

저출산, 고령화, 다문화 현상은 각각 분리된 사안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라는 하나의 공통된 고리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단순한 현금성 지원이나 아이를 낳으라는 당위적 구호가 아니다.

청년 세대가 출산과 육아를 일방적인 희생이 아닌 희망으로 여길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 무한 경쟁의 압박 속에서 개인의 생존을 넘어 우리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도록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이 절실하다.

나아가, 폭증하는 돌봄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공적 시스템을 조속히 정비하고, 이주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을 차별 없이 포용하는 성숙한 사회 인식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 거대한 사회 및 인구 구조의 변화 앞에서,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가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여 새로운 사회의 청사진을 설계해야 할 골든 타임이 바로 지금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당면한 사회 문제를 가벼이 여기지 않고,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더 넓은 시야를 견지해야 할 계기로 삼아야 할 때이다.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