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해운대구에 위치한 데이트갤러리는 3월 5일부터 4월 30일까지 동양의 음양오행(陰陽五行) 가운데 ‘물(水), 불(火), 나무(木), 쇠(金), 토(土)’를 토대로 그 본질과 근원을 탐구하는 채성필 작가의 개인전 ‘물의 초상’을 진행 중이다.
채성필(1972~)작가는 서울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렌느2대학에서 조형예술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파리1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작가는 영은미술관, 가나아트, 조선아트스페이스, 그림손갤러리 등 국내 다수의 개인전을 통해 국내 관객과 소통해왔다.
최근 Kiaf SEOUL 2024에서는 솔로부스로 참가해 오픈 첫날 완판 할 정도로 콜렉터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파리 보두앙 르봉(baudoin lebon), 상하이 두몽테리(Dumonteil) 등에서의 전시를 통해 20년이 넘게 유럽, 아시아, 미국을 오가며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채 작가의 작업은 대학 재학시절 우연히 물가의 갈대로 진흙을 적셔 드로잉한 것을 시작으로, 흙을 작품 구성의 주요 물질로 천착해왔다. 이는 곧 작가의 작품에서 오행(五行) 중 가장근원적인 요소로 인식되며 ‘불, 물, 목, 금’을 모두 품는 존재로써 화면에 드러난다.
작가는 캔버스(木) 위에 천연 ‘펄(金)안료’(pearl pigment)를 얇게 몇 차례 입혀 은빛 광채가 나는 표면을 만든다. 이후 거름망으로 맑게 거른 황토(土, 水) 와 천연안료를 섞은 흙물을 직접 수수 혹은 풀로 엮어 만든 수수붓(木)으로 화면 위에 여기저기 흩뿌리고 흙물이 마르기 전에 캔버스를 세우거나 기울여 물이 흐르게 둔 뒤 강력한 수압의 물(水)을 분사한다. 물벼락을 맞은 물감은 이전 단계에 칠해진 먹(木,火)과 흙이 일부 섞이며 은빛의 바탕 면을 타고 유유히 낙하한다.
이러한 작품의 과정은 물이 흙에 침투한 양과 시간, 중력에 순응하는 흙물의 낙하속도, 그것을 거스르는 작가의 개입에서 창출되는 ‘예측가능’과 ‘예측불가능’ 이라는 필연 속 우연의효과이자 놀이와 유희가 된다.
‘물의초상’ 작품의 블루 색상에 대해서 작가는 “몸에 아픔으로 든 멍이기도, 치유이기도 하고 동시에 이상을 꿈꾸는 삶의 색이기도 하다”며 작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도 꼽았다.
데이트갤러리 관계자는 “동양화를 전공하고 프랑스에서 오랜 시간 거주하고 작업해오며 동서양의 경계에 있는 채성필 작가의 정체성은 국적, 사상, 문화를 초월해 흙이라는 물질로귀결된다”며 “전시를 통해 작품에 대한 그의 독창적 세계관과 자연의 본질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전시문의 051-758-9845)
유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