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부터 90대까지 고령의 어르신들이 오물조물 닥종이 작품을 만들어 전시에 기부까지 하는 체험 모임이 있다. 부산 서구 동대신동 ‘닥밭골 한지체험관’에 가면 매주 1회 어르신 닥종이 공예 수업이 열리고 있다.
25~30여 명의 참여 학생들은 대부분 동구 지역 홀몸 어르신들로 사단법인 창공우암에서 차량으로 체험관까지 모셔 온다. 마스크를 하고 작업 탁자에 나누어 앉은 어르신들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각자 주어진 주제에 따라 능숙하게 작품을 만든다.
이날 어르신들이 정성들여 작업하는 것은 오는 12월에 있을 작품 전시회에 올려질 예정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할머니의 닥종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가진 할머니들 작품의 판매수익금은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됐다.
작품을 만들다 출출해질 때쯤이면 체험관에서 마련한 간식이 제공된다. 닥종이 수업 중인 한 어르신은 “이렇게 나와서 놀이 삼아 만드는 것이 작품으로 완성되는 것이 좋아 너무 즐겁고 6년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봉덕 관장은 “홀몸 어르신들이 닥종이를 직접 만지며 오감을 자극하고 서로 소통을 하다보면 우울증을 예방하고 관계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12월에 있을 전시에는 지난해보다 더 훌륭한 작품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지의 원료가 되는 닥나무가 많아서 닥밭골이라 이름 붙여진 마을에 자리한 ‘닥밭골 한지체험관’은 지난 2020년 개관해 한지 공예품 전시와 함께 주민들은 대상으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