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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같은 노동 다른 처우의 현실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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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산여성회 평등의전화가 20주년을 맞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사진은 부산여성회 동아리 공연
 

)부산여성회(상임대표 박오숙) 평등의전화가 20주년을 맞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생생한 경험을 들어보는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평등의전화는 지난 7일 서면 소민아트센터에서 열린 비정규직여성노동자 생talk’ 행사에서 이제는 말해야 한다를 주제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노동현실과 처우개선을 촉구 자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복성경 회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으며, 진지한 토크와 함께 부산여성회 동아리의 공연이 어우러지는 등 공감과 격려의 무대로 펼쳐졌다.

박오숙 상임대표는 비정규직노동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여성인 시대이며, 나이와 학력에 상관없이 비정규직 직종에 많이 종사하는 여성들이 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다른 처우를 받고 살아가고 있다면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여성노동자들이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이 올 때까지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크쇼에서 비정규직 간호사 A씨는 처음 취업할 때는 정규직이었지만 임신과 출산 후 다시 취업할 때는 대부분 시급6700원 받는 비정규직이라며 현실을 털어놨다. “무기 계약직도 정규직처럼 포장되어있지만 계약직입니다. 저는 언제든 응급콜이 오면 달려 나가야하는 환자 시술파트였는데, 정규직 간호사랑 똑같은 일을 하고도 연봉으로 치면 천만 원정도 차이가 났습니다라며 같은 자격, 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다른 처우를 받는 실상을 들려주었다.

또 다른 참가자인 프리에니메이터인 20B씨는 멋모르던 사회초년생 시절 첫 월급으로 30만원을 받았던 것과 직장 내 승진에서의 현격한 성차별을 지켜봤던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장애인 활동보조로 8년 동안 일해 온 또 다른 여성의 경우, 고된 노동에 비해 시급이 너무나 적고 산재적용도 되지 않는 현실을 개탄했다. “한 달에 300시간 일하고 170만 원 정도 받은 적이 있어요. 300시간이면 하루 10시간 씩 한 달 일을 해야돼요. 일에 대해서는 전문가이고 나에게는 부업이 아니라 주업인데 돈이 너무 적어요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돌봄교실도 예외는 아니다. “2년 전부터 위탁업체가 생겨 100여개 교실은 위탁사,400여개 교실은 교육청 소속 돌봄교사가 근무를 하는데, 위탁업체 소속교사들은 1년 단위 계약직이다 보니 권리를 주장하기도 힘들고 수당이나 퇴직금이 없습니다. 업무보고도 학교와 위탁업체 두 군데를 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라며 위탁업체 소속교사의 노동 현실을 털어놓는 참가자도 있었다.

이날 참가자 중 대형마트 여성노동자는 현실은 여전히 어렵지만 노조로 뭉쳐 현장을 바꾸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가고 있는 사례를 들려주며 비정규직여성노동자들에게 희망과 시사점을 주기도 했다.

한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처한 문제점과 실태를 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부산여성회는 여성노동자의 현실개선을 위해 지난 199510월 평등의전화를 개소하고 상담원 양성 및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 양성평등 교육, 고용평등상담실 운영 등과 함께 여성노동사업을 꾸준히 펼쳐 오고 있다.

 

박정은기자
[2015년 10월 26일 제69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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