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새로 출범한 제 9대 전반기 지방의회에서 부산지역은 모두 4곳에서 잇따라 여성 의장이 탄생했다. 풀뿌리 생활정치에서 여성리더십이 인정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번에 선출된 여성의장은 부산 사상구, 해운대구, 남구, 서구 등 모두 재선 삼선 이상의 여성 의원들로 의정내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통상 기초의회 의장 선출기준은 다수당, 선수(選數), 연령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최근의 이러한 여성의 약진과 변화는 그만큼 지방의회 여성의 참여확대와 생활정치영역에서 경험을 쌓은 여성정치인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무엇보다 풀뿌리 생활정치의 특성상 주민생활과 밀접한 지역 밀착형 조례 발의나 각종 지역 민원해결 등 갈등조정에 원만한 여성의 섬세한 리더십이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에 선출된 부산지역 여성의장은 3선에 성공한 사상구의회의장에 윤숙희(63. 국민의힘)의원, 서구의회 첫 여성 의장으로 이름을 올린 재선의원 김혜경(63·국민의힘)의원이 각각 선출됐고, 해운대구의회에선 3선의 심윤정(53·국민의힘) 의원, 남구의회에서도 3선의 박미순(53·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의장으로 선출됐다. 이들은 그동안 기초의원으로 활동하며 그 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아 각종 상임위위원장과 부의장 등으로 활동을 해왔던 의원들이다.
한편 이같은 여성의장 돌풍은 부산지역만의 일은 아니다. 인근 경남 울산 등에서도 기초의회에 여성의장이 속속 배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경남지역도 18개 시군 중 4개 시·군의회에서 여성의장이 배출됐다. 진주시의회는 9대 전반기 의장에 재선인 양해영(57·국민의힘) 의원, 통영시의회도 4선의 김미옥(64·국민의힘) 의원을 선출했고, 산청군의회도 4선 정명순(64·국민의힘) 의원과 하동군의회의 재선 이하옥(67·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의장으로 선출됐다.
또 울산의 경우 5개 구·군 기초의회 중 여성 의장이 반수가 넘는 3명이 선출됐다. 부의장도 2명이 나왔다. 울산 중구의회 전반기 의장에 재선인 강혜순(62·국민의힘) 의장이 선출됐고, 울산 동구의회도 8대 전반기 의장에 3선인 박경옥(58·국민의힘) 의원을 선출했다. 또 울산 북구의회는 3선인 강진희(52·진보당) 의원이 의장에 선출됐다.
아직까지 광역의회,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등 위로 올라갈수록 여성대표성이 저조한 상황에서 기초의회의 여성대표성 약진은 뚜렷한 변화세다.
정치메타연구원 조경근 교수는 “여성단체나 여성정치인들의 많은 노력위에 여성유권자의 정치적 요구 표출이 이전보다 적극화된 결과로 본다. 우리 정치가 가치배분에서 특히 여성과 MZ세대를 대등하게 고려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엔 이미 정치에 진출해있는 여성과 청년들의 목소리와 역할이 더 커질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여성과 청년세대를 더 많이 고려하는 정당의 지지율이 높아지고 2024총선에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돼, 여성계는 이런 선거 상황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고 중단기적 일정을 갖고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순희 기자
[2022년 7월 22일 146호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