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먹었던 음식이 시간이 지나도 생각나서 다시 찾고 또 찾게 된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맛집이 아닐까? 마음 편하고 가성비도 좋은데 소소한 단골 서비스까지...
영도구 동삼동 에덴금호타운아파트 상가 2층에 위치한 ‘우도 자리돔 물회’가 꼭 그런 곳이다. ‘우도’와 ‘자리돔’에서 짐작되듯 제주도 출신 부부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자리돔 물회, 갈치조림, 모듬생선구이 등의 메뉴로 23년째 한 자리를 지켜온 토박이 맛집이다.
일부는 입식, 대부분 좌식으로 이뤄진 식당 내부는 널찍하고 메뉴는 식사류와 안주류로 구분돼 있다. 자리돔 물회, 한치물회, 갈치 물회 등 물회 종류, 옥돔구이, 갈치구이 등 생선구이, 갈치조림 뿐만 아니라 한치무침, 갈치무침 등 무침류, 회, 동태찜과 탕 등이 주 종목이다. 음식의 종류에 따라 가짓수를 달리해서 나오는 반찬들은 정갈하고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오히려 집밥 느낌이다.
마니아층을 단단히 확보하고 있는 이 집의 대표메뉴는 ‘자리돔 물회’. 새콤달콤 시원하게 입맛을 돋우면서도 중독성이 있는 그 맛의 비결은 바로 된장베이스와 비법 양념이다. 제주에서만 공수하는 싱싱한 자리돔은 담백하고 기름기가 적어 소화가 잘되기로 유명한데, 특유의 양념과 야채에 버무려 먹으면 집 나갔던 입맛이 돌아온다.
매콤 칼칼한 국물이 좋은 ‘갈치조림’은 주문할 때 국물이 넉넉한 것과 자작하게 졸인 것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육수에 무, 호박 등 야채가 들어가는 건, 일반 음식점과 비슷하지만 고춧가루를 즉석으로 뿌린 양념이 아니라, 사전에 만들어 숙성시킨 수제비법양념이 조림 국물에 들어가기 때문에 비린 맛이 나지 않는다. 남은 국물에 밥을 쓱쓱 비벼 먹어도 맛있으니 대부분의 손님들이 국물도 남기지 않는다.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구이류도 한 끼 식사로 든든하다. 옥돔구이의 ‘옥돔’ 역시 제주산으로 맛은 보장하면서도 가격부담은 크지 않다. 모듬구이를 선택하면 밑반찬과 함께 갓 구운 몇 종류의 생선 맛을 볼 수 있다.
‘우도 자리돔 물회’는 20년 이상의 시간을 지나오는 동안 영도구 새마을 청년회 활동으로 지역에 봉사하고, 가까운 복지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무료 식사 대접도 했으며, (재)영도장학회에 장학금 기탁까지 지역주민으로서 나눔 활동도 해 왔다.
양인숙 사장은 “코로나19의 여파와 물가 상승으로 식당 운영이 예전 같진 않지만 오래 찾아오시는 단골분들과 지역의 사정을 고려해 음식 가격을 무작정 올릴 수는 없다”면서 “다른 식당에서 흔히 맛보기 어려운 자리돔 요리, 옥돔구이, 갈치요리에 자부심을 갖고 오래오래 정성을 다해 손님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우도자리돔물회’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8시까지이며 공간이 다양해 혼밥, 가족외식, 직장인 회식까지 두루 가능하다. 주차장은 마련돼 있다. (051-403-7665)
박정은 기자
[2022년 11월 18일 149호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