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등 국내 6개 대학 ‘여성 ROTC 시범대’ 선정
그동안 남자 대학생들에 국한해왔던 학도군사훈련단(ROTC) 제도가 성벽을 허물고 드디어 여성학군사관생도를 배출한다.
최근 국방부는 여성 ROTC 첫 시범대학으로 여자대학 가운데 숙명여대를 최종 선정하고 남녀공학가운데 기존의 고려대, 명지대, 영남대등 6개 대학에도 여성 학군단을 각각 선발했다.
여성 ROTC의 출범은 1961년 ROTC 제도가 도입된 이래 50년 만에 처음. 1997∼1999년 공군 육군 해군사관학교가 차례로 여자 생도를 뽑기 시작한 후 10년이 넘었지만, 이 3개 사관학교는 매년 정원의 10%인 총 50명 정도의 여생도만 받아들여 왔다.
이번에 ROTC여성학도군단 배출 배경은 사병 복무기간 단축과 함께 상대적으로 복무기간 이긴 학사장교 지원율이 낮고(2009년 0.7 대 1) 남성 ROTC 지원율도 2007년 3 대 1에서 지난해 2 대 1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남성 병역자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현역 복무기피 현상도 호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국방부는 현재 65만 병력을 2020년 51만 7000명으로 감축할 계획이지만 2020년 이후 병역제도가 지원제로 바뀌게 되면 적정 병력유지가 더욱 힘들어질 수 있어, 여성 ROTC가 초급장교 공급난을 해소하고 동시에 자질을 높이는 계기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여군은 포병 기갑 방공 등 전투병과에는 없고 간호 행정 통신병과에만 국한돼 있는게 특징. 여성의 섬세함을 고려하면 전자계기로 작동하는 첨단무기 분야까지 맡지 못할 이유가 없고, 부드럽고 섬세한 여성적 리더십은 군 선진화와 갈등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향후 ROTC 여성장교가 배출되면 지금까지 금녀 구역이었던 작전 정보 분야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등 군 수뇌부의 고급 여성 인력의 수혈로 군의 전투력과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한편 여성 ROTC는 일자리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더 힘든 여대생들에게 안정적인 취업의 기회도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성계는 “양성평등의 시대 앞으로 군에서도 여성에게 문호를 더 활짝 열어야 할 것” 이라며 이번 ROTC여성학도군단 출범을 적극 환영했다. 한편 국반부는 이번에 신청한 전국의 대학교 가운데 여대로서는 유일하게 숙명여대를 여성ROTC 시범대학으로 선정했다.
이번에 선발되는 여학생은 30명으로 지난 16일부터 모집 에 들어가 향후 선발된 후보생은 남성 후보생과 같게 내년 1월부터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게 된다.
유순희 기자
[2010년 10월 1일 12호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