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제 취지왜곡…부가원, 부산여성정치참여 확대 논의
지방의회 출범 20년, 거센 여풍이 각계에 몰아쳤지만 한국여성의 권한척도는 아직도 세계 중하위권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 2009년 유엔 국가별 남녀권한척도에서 한국은 109개국 중 61위로 집계됐다.
지방의회 출범 20년, 거센 여풍이 각계에 몰아쳤지만 한국여성의 권한척도는 아직도 세계 중하위권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 2009년 유엔 국가별 남녀권한척도에서 한국은 109개국 중 61위로 집계됐다.
이는 정치 행정 교육 법조계 등 고위관리직에 진출한 여성의 비율이 정치선진국에 비해 지극히 낮기 때문. 지난 18대 총선에서 부울경지역 출신 여성국회의원이 전무했던 기록을 깨고 내년 총선에서는 대거진출을 기대할 수 있을까.
2012년 19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부산여성정치참여확대를 위한 진지한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분기별 부산여성가족정책포럼을 열어오고 있는 재단법인 부산여성가족개발원(원장 전상수)과 부산여성뉴스(대표 유순희)가 제9회 정책포럼으로 2012년 총선과 부산여성의 정치참여를 의제로 채택,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현재 18대 국회를 통해 진출한 의원은 전체 299명 가운데 여성의원은 41명(13.7%). 이중 부산여성을 대변할 여성국회의원은 단 한명도 없고, 광역의회 여성의원 비율에서도 부산지역은 의원 47명 중 여성은 5명(10.6%)으로 전국 7대 도시 중 최하위 수준이다.
울산 31.8%, 대구 24.1%, 광주 대전18.2%보다 크게 밑돌고 전국 평균 14.8%수준보다도 낮은 비율을 보이고있어 부산여성들의 실질적인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순은 동의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여성의 정치참여확대를 위한 제도적 대안으로 비례대표제, 여성할당제, 중대선거구제 등이 빈번하게 제기돼왔고,
특히 여성할당공천제의 경우 정치영역에서 소외되었던 여성의 정치참여확대에 가장 빠르게 효과적으로 기여한 전략임에는 분명하다”며 이외에도 여성전용 선거구제나 전문분야 여성공천제와 같은방식의 도입으로 꾸준히 여성의 정치참여확대를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내년 총선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자금법개정이나 석패율 제도의 도입여부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여성들의 참여나 관련제도에 여성의 의견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5대 부산시의원을 지낸 김영희 전 의원은 “여성의 정치참여확대를 위해 각 정당의 당헌 당규 개정을 통해서라도 여성할당을 강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내년 총선제도 개선과 관련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요사안들 중 여성의 정치참여에 걸림돌이 되는 안건도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비례대표 50%여성공천의 경우 남녀교호식 홀수번호에 여성을 공천토록 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정당도 더러 있어 문제가 되고 있으나 최근 정개특위차원에서도 석패율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미치는 악영향이 클 뿐아니라 비례대표제 정신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정희 부산여성NGO연합회 회장은 “기존 정치계 진출한 여성의원들이 여성정치가 배출을 위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지 점검도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 여성의 정치참여에 유리한 제도보완에 동료 남성의원들을 설득해서라도 입법화추진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도적 측면에서는 여성의원이 어느 정도 의석수를 확보할 때까지라도 공탁금을 면제해주거나 대폭 감면해주는 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여론을 조성하고 홍보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여성의 정치참여도 일종의 파워게임”이라는 김순은 교수는 “성주류화의 관점에서 여성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여성의 연대가 필요하다”며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네트워크 결성이 절실하고 정책사안별 정책이슈에 따라 네트워크의 탄력적 운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성현숙 KNN보도국 부장의 사회로 현영희 전 시의원, 김영희 전시의원, 조정희 부산여성NGO연합회장, 황한식 부산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참석, 의회경험을 토대로 한 여성정치참여의 필요성과 행정제반 문제, 시민단체의 역할과 제도개선의 필요성 등을 언급 제언했다.
유순희 기자
[2011년 5월 16일 19호 1면,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