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여성 무시하는 시대착오적 망발 사과촉구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분단 현실을 체험하지 않고 국방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리더십을 갖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여성계가 들고 일어났다.
사)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전국 연합은 19일 즉각 성명을 내고, “대단히 시대착오적이며 여성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즉각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여성단체는 현재 “독일의 메르켈 총리, 인도의 파틸 대통령, 라이베리아의 설리프 대통령 등 지금 세계적으로 여성 정치 리더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세계 각국이 여성의 대표성 제고를 위한 정책을 앞 다투어 내놓고 있는 때에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서슴없이 밝힌 것은 이재오 의원은 스스로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개했다.
특히 이의원이 “나라가 통일돼 평화로워진 후라면 몰라도 우리 현실에서는 아직 국방을 책임지는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발언과 관련 여성 단체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위기상황에서의 결단력과 조직장악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극히 성차별적 인식이 전제되지 않고서야 나올 수 없는 말이며, 더욱이 그 논리에 따르자면 통일이 된 후에도 여전히 여성은 소위 ‘국방을 책임지는 리더십’ 은 충족시킬 수 없다는 말로 해석된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와함께 여성계는 “물론 우리 여성들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철저한 리더십 검증 없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이번 대선에서 후보자의 성별을 초월하여 진정으로 여성을 인정하고 양성평등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자질을 갖춘 참된 지도자를 가려내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누리당 여성의원들도 이재오 의원의 ‘여성대통령 시기상조’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여성 의원들은 일동 명의의 성명에서 “삼국을 통일한 신라에는 3명의 여왕이 있었고 백제는 여성을 건국의 어머니로 추앙한 바 있으며 해가지지 않는 나라 영국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있다”며 “현재도 세계적 여성 리더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시기상조’ 발언은 이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 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새누리당 여성의원들은 시대가 요구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한 여성지도자는 “이번 기회에 성역할 고정관념에 기초한 그릇된 여성관을 가진 정책입안자들의 사고관을 바로잡고 여성리더십 비하 발언으로 여성리더십을 모독한 이재오의원도 깊은 반성과 함께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해야한다”고 말했다.
유순희 기자
[2012년 6월 20일 32호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