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rent Date: 2024년 10월 23일

종합

“성폭력 공직자에 이렇게 관대한 나란가요?”

 
성폭력 피해주장 김모여성 A후보 엄벌호소
피해주장해도 외면, 권력자의 힘 절실히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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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서의 부끄러움 따위 모두 던져버리고 다시는 저와 같은 여성이 권력자에 의해 농락, 희생당하고 외로운 싸움을 하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진실을 밝혀 법의 처벌을 받도록 하고싶습니다."
 
4.11총선을 앞두고 한동안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A후보 성폭력 피해주장 여성 김모(45)씨가 최근 본지를 찾아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모 피해여인은 "A후보가 당시 구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 어머니회 회장의 자격으로 학교에 필요한 각종 시설의 설치, 보수 등을 위한 예산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A후보(당시 수영구청장)를 만나는 과정에서 구청장실 내 밀실 등지에서 성추행과 강제적 성관계를 당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던 당사자.

"여성을 농락하길 즐기는 파렴치한 사람이 더 이상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감히 용기를 내어 2번의 기자회견하게 됐다"고 김여인은 밝혔다.
 
"처음엔 자녀들 때문에 저 자신을 드러내 놓기가 두려웠고 그래서 새누리당 공천심사 위원회에 제가 당한 성폭력의 내용을 진정서 형태로 제출하였다.
 
그랬더니 새누리당 공심위 관계자가 저에게 확인 전화를 걸어왔다"는 김여인은 이후 "A후보가 삭발 쇼까지 하면서 저를 ‘경쟁후보 측이 선거공작용으로 기획한 가공의 인물’로 매도하는 한편, 이미 18대 총선 당시에 수사기관의 조사에서 자신의 결백함이 다 밝혀진 사안이라는 등 후안무치한 거짓말로 일관하는 기자회견을 하였고,
 
이에 대응하여 자신도 부산시의회와 국회까지 찾아가 공심위에 제출한 진정서가 모두 진실임을 밝히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잇달아 열게 된 것"이라고 그간의 경위를 밝혔다.

그러나 김여인은 "자신의 어려운 결단과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문제의 후보에게 공천권을 준 것은 어이가 없다"며 "아마도 새누리당은 제가 참으로 간 크게도 없는 사실을 허위로 꾸며낸 것으로 여겼던 게 아닌지, 아니면 국회의원으로서 그 정도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치부했던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새누리당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여인은 또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공천의 잣대로 하겠다던 새누리당이 가정파괴
범 후보에 이렇게 관대한지 몰랐다. 공직자의 성추문이나 부도덕함은 시간이 지나
면 괜찮다는 건가. 문제의 후보로 인해 가정불화를 겪었고, 결국 이혼까지 당하고 자식과도 떨어져 사는 아픔을 겪고 있는데 참으로 평범한 이혼녀의 무력감을 절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무엇보다 김여인은 A후보의 태도와 처사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A후보 측은 저를 ‘가공의 인물’이라고 해놓고는 저에게 협박 문자를 남긴 것도 모자라 전 남편과아이들이 거주하는 집까지 찾아가 저를 비난하면서 회유하는 과정에, 결국 저의 자녀들로 하여금 언론에 오르내린 성추문의 당사자가 바로 엄마임을 다 알게 만들어버렸다."며 "철저히 외로이, 그리고 발가벗겨진 느낌이었고, 도저히 세상을 살아갈 자신감마저 없어져버렸다."며 눈물을 훔쳤다.
 
A후보의 경솔한 행동으로 현재 아이들과 연락마저 단절되었고, 떳떳하게 나서지도못하게 만들어버렸다는 김여인은 "자녀들에게 불륜을 저지른 부끄러운 엄마가 아니라 파렴치한 권력의 희생자였고, 이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운 그런 엄마로 남고 싶은 게 지금으로선 자그마한 욕심"이라며 "선거와 무관하게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또 "최근 경찰수사과정에서 사건의 본질을 벗어난 질문은 물론 대질심문의 허점"을 지적하고 불쾌함을 드러낸 김여인은 "거짓말탐지수사를 간절히 요청했지만, A후보 측이 20~30여분간 지체하며 번복을 해 수포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현재 김여인은 자기와 비슷한 희생을 당한 피해여성을 한 명 확보해 두었고, 추가로 피해여성을 설득 중이며 조만간 동참하는 대로 공동대응 하겠다고 말했다.

"특정 연인을 순정을 바쳐 사랑했다면 이해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직위와 권력을 이용해서 여러 여성들을 농락한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는 김여인은 "누가 거짓이고 진실인지 반드시 밝혀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있을 수 없는 일, 진실이 아니다"
<A후보측 입장>
한편 김모 여성을 성추행햇다고 주장한 문제의 A후보 측에서는 "그 여자(김모여인)의 이야기는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 허위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또 A후보측 관계자는 "현재 경찰서에서도 수사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사실여부는 수사결과를 보면 알게 아니냐"며 "선거 후 수사발표가 나면 그때 결과를 지며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무 상관도 없는다 (A후보가) 버티면 되지 왜 삭발 단식까지 단행하며 대응했냐"고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결백을 주장하고 싶었다는 게 A후보측의 설명.
또 "이미 사건이 8~9년 전의 일이야기인데 피해여성의 진술도 오락가락하고, 그 당시는 가만히 있다가 왜 피해여성이 공천을 며칠 앞두고 나타나서 피해자라고 나섰는지 모를 일이다. 막말로 피해를 당했다면 증거를 내놓던지 그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구청장 재직시절 밀실에서 그런 일을 당했다고 했는데 입구에 비서들도 다 있어서 가능하기나 한 일인지 사실이 아니다는 말밖에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반박했다./특별취재팀
 
【2012년 4월 16일 제30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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