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주말전담, 여성-주중전담’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가족패널자료 활용 연구결과 발표
직장, 가사, 양육 등 아직도 다양한 부문에서 슈퍼우먼을 바라는 사회에서 남편의 주말 가사노동시간이 길수록 아내의 일-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주중에는 여성들이 주말에는 남성들이 가사를 분담하는 형태에서 오히려 기혼여성들의 집안일 스트레스를 더 키우는 것이라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김태현)이 최근 한국언론재단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여성가족패널 학술 심포지움에서 경희대학교 아동가족학과 유계숙 교수는‘ 맞벌이부부의 가사분담이 부인의 일-가족 전이와 결혼생활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이라는 논문을 통해 “미취학자녀가 있는 맞벌이 기혼여성 중 부부 이외의 가사조력자가 없는 253명을 분석한 결과여성의 주말 가사노동시간이 짧고 남편의 주말 가사노동시간이 길수록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 어려워짐을 볼 수 있었다” 고 밝혔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주중 가사노동을 대부분 여성이 담당하는 가운데 주말 가사노동을 여성이 덜 하게 되면 그만큼 주중 가사노동시간을 더 많이 할애해야 하는데, 그것이 여성의 일-가족 양립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고 주장했다.
또한 “맞벌이 부부에서 남편은 주중에는 거의 가사노동을 하지 못하다가 주말에 주중의 몇 배에 달하는 가사노동을 수행하게 되는데, 남성의 주말 가사노동시간이 길어질수록 아내의 일이 가정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유교수는 “가사조력자가 없는 맞벌이 가정의 일-가족 양립을 위해서는 부부간 보다 더 평등하고 합의된 가사노동 분담 노력이 있어야 하고, 나아가 기업 측에서 과중한 업무시간의 경감과 유연근무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심포지움에 다루어진 기초연구자료로 활용된 여성가족패널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2007년 전국 9천 가구 내 만19세~64세 여성 1만여 명을 표본으로 하는 ‘여성가족패널’ 조사를 시작 2008년 1차 조사를, 2009년 2차 조사를 완료했다.
여성의 생애주기별 경제활동 상태, 직장생활과 가족생활의 조화, 가족과 관련한 가치관, 가족관계와 구조, 가족형성과 해체 등에 있어서의 변화를 종단적으로 추적하고 변화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김현진 기자
[2010년 1월 13일 3호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