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버는 곳으로 데려다 줄게” 1939년 경남 통영. 낯선 남성 4명은 21세 처녀를 끌고 가면서 한마디뿐이었다. 납치당하듯 끌려간 곳은 부산행 배였다.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를 도와 여동생과 함께 그물공장에서 일하던 평범한 처녀는 그렇게 위안부 피해자가 됐다.
얼마 후 그녀가 도착한 곳은 중국 다롄의 한 2층 목조건물이었다. 일본인 관리는 한 사람 누울 만한 비좁은 방 안으로 처녀를 강제로 밀어 넣었다. 요 하나 깔려있는 좁은 공간은 그들이 준비해놓은 지옥이었다. 방 앞에는 군표를 든 일본 군인들이 매일 줄을 섰다. 3년 뒤 그는 필리핀으로 끌려갔고, 4년을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려야했다.
인생역정의 주인공은 국내 최고령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96)할머니다.
김 할머니의 인생역정을 기록한 증언록 ‘나를 잊지 마세요’ 출판기념회가 7일 오후 2시 경남도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김 할머니는 “너무 분해서 말을 못하겠다. 일본의 사죄를 받아야 눈을 감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 할머니의 증언록은 경남도교육청이 모든 초․중․고교에서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정규 교과로 편성해 교육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위안부를 소재로 한 정식 교육 자료로는 전국 최초다. 자료는 경남도교육청이 지난해 9월부터 집필위원을 통해 듣고 정리한 90쪽의 증언록과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1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다. 이와 함께 교사용 교재도 함께 제작했다.
한편, 경남도교육청은 역사와 사회, 국어 시간을 활용해 적어도 2시간 이상 관련 교육을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