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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행복은 내가 희생할 때 이루어지는 것”

 
<신년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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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 새해벽두부터 세상이 시끌시끌하다. 연일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들을 접하노라니 현대인들이 만들어놓은 자화상일진대 스스로가 불안하다. 이쯤되니 어디에서부터 '화'와 '재'가 비롯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깨달음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터득한 성인들의 덕담을 동냥키위해 본지가 찾은 곳은 부산진구 전포동 산복도로 위쪽 황령산자락과 이어지는 감로사(주지 혜총). 얼마전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종단, 대한불교 조계종 포교원장을 지내며 종단 대중포교와 통해 사회통합에 힘썼던 혜총 큰 스님을 친견, 세상사는 지혜를 구했다.
 
가정의 평화, 밥상에서부터
 
"평화(平和)가 뭔지 아세요? 고를 '평', 평평할 '평'자에 벼화 (禾)자와 입 구(口)자가합한 화할 '화(和)'가 말해주듯이 편편하게 둘러앉아 함께 밥을 먹는 것을 말해요. 별거 아니예요. 평화는 바로 그런 정겹고 편안한 모습 그 자체예요."
 
전체 인구 중에 아침밥을 먹는 인구가 겨우 20퍼센트(2014년기준) 밖에 안되고 가족끼리 저녁을 먹는 인구가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통계는 점점 식사가 없는 가정이 보편화되어가고 가정에서조차 평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방증이란다.
 
스님의 첫 화두는 우리의 평화를 어디에서부터 찾아야할지 되새겨보게 만든다. 부처님이 탁발을 할 때 한 곳에서 풍족히 밥을 얻지 않고 7군데를 가서 골고루 조금씩 밥을 얻은 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골고루 베풂을 가르치고 복을 짓도록 하기 위함이고 스님들이 밥을 먹는 것은 다시 그들에게 가르침과 법으로써 돌려주기 위함이라는 스님은 부모들이 자식을 키우는것도 같은 이치라고 설명한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사회적으로 풍족한 것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살듯이 자식들도 부모가 노력한 대가를 값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씀하신다.
 
나의 삶과 사회를 바로세우는 인문학
 
핵가족화와 가족 구성원 각자의 삶이 바쁜 일상속에 살아가는 현대가족들은 자녀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는 죄책감으로 부족함 없이 채워주고 부모보다 상전인 자식들을 양산하면서 오로지 자신밖에 모르는 자녀들로 양육하는게 사회세태. 이런 자녀들이 사회에 나가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 불 보듯 뻔 함을 걱정하는 세상이 되었다.
 
정서적으로 또는 정신적 결핍과 결함을 안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의외로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터. 때문에 혜총 큰스님은 "학생들에게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먼저 가르치고 그들이 터득하도록 해야 하며 사회가 잘 되려면 인문학을 중시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일생을 살아가는 기초를 연마하는 인문교양을 철학으로한 인문학을 통해 뭘 해야되는가 생각하게 도울 필요가 있다는 것. 결국 그러한 진실된 물음과 계획속에 스스로의 인생을 설계하고 자신의 미래는 물론 사회를 위해 좋은 이익을 주고 그로 인해 스스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구조가 확산되어야 사회가 평화로워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요즘 창조경제, 창조경제 하는데 사실이것도 중요하지만 이 또한 인문학이 기초되어야 해요. 그런 차원에서 저는 일찍이 '정신문화원' 부활을 강조한 사람이예요. 기초가 바로서면 경제도 부흥하게 마련이지요."
 
스님은 또 지역균형발전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제헌 이래 큰 경제적 이득환경을안겨주지 못한 전라도지방의 경제부흥을 위해 전주와 광주 중간에 창원 공단과 같은공단을 설립해 주어야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가족의 행복은 내가 희생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예요. 촛불과 같아요. 초는 불붙지않고 스스로 태워 빛을 밝히는 것처럼 그 진리를 남편 아내 아들 딸들이 공유해야 가족이 화목하고 행복해져요." 함께 밥을 먹는 기회가 사라지고 밥상머리 교육도 먼 얘기가 된 요즘 혜총스님의 말씀은 크게 와닿는다.
 
혜총스님은 "자기 이치를 찾아 일을 하고 어떤 일을 해도 주인의식이 있어야 스스로하게 되고 그것이 행복으로 연결되듯이 내가 하고 싶은 일 스스로 찾아할 때 느끼는 희열이 바로 공동체를 이루는 핵"이라고 역설한다.
 
주인정신과 장인정신이 필요
 
"요즘 사회는 허황된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음으로써 허황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스님은 "확고부동한 장인정신과 주인의식으로 일을 하면 가짜가 있을 수 없고 제품도 혼이 들어가야 명품이 된다"며 "가정의 행복이 곧 이웃의 행복이고 나라의 행복이며 전 지구촌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진리를 나부터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으로 "장인정신이 없고 혼을 쏟지 않으면 그 과보가 나에게 직접 돌아오는 인과응보의 진리를 모두가 깨우치길 바란다"고 스님은 거듭 언급했다.
 
덧붙여 스님은 마음의 중요성도 설파했다. "마음이 먼저지 물질이 먼저가 아니다"는 것.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마음으로 만든것이예요. 마음은 우리 모든 DNA를 갖고 다음 세대에도 태어나지요. 좋은 업을 지어야해요."
 
끝으로 여성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여성, 어머니는 대지와도 같이 다 품어주는 사람이라는 혜총스님. "땅은 여성, 모성을 의미하기도 하잖아요? 대지는 깨끗한 것은 더 깨끗하게 하고 더러운 것 조차 품어 싹을 틔우듯이 어머니, 여성이야말로 밀알이 밀알로 존재케 해주고, 너그러이 품어 새 생명을 틔우는 땅의 역할을 해줘야 가정도 사회도 더 평화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시 이야기는 처음으로 돌아와, "자식이 잘되고 잘못되는 것은 어머니에게 달렸다"는 스님은 "여성이 여성으로서 역할과 이치를 깨닫도록 하는 것이 곧 인문학"이고 "내가 누구인가 존재의 물음부터 출발하는 인문학을 통해 뿌리까지 깊이 명상에 들어가 핵을 잡고 생각, 조금씩 깨우쳐가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한다"고.
 
근간에 우리 사회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대형사고가 빈발하는 것 또한 기본을 망각하고 기초를 다지지 않음에 따른 결과라는 스님은 이를 위해 정신문화 바로세우기와 인문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대담/ 유순희 대표
 
[2015123일 제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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