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최대 가사노동자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전국가정관리사협회부산지부와 (사)부산여성회는 지난 17일 오후 6시 동래지하철 1번 출구앞에서 ILO 가사노동자협약 채택 4주년 및 제3회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을 맞아 기념 캠페인을 갖고 ILO 가사노동자협약 비준과 가사종사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 제정을 촉구했다.
앞서 6월 16일은 지난 2011년 ILO 100차총회에서 국제노동사회의 중대 이슈였던‘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189호 협약)’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정부의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된 지 4주년 되는 날. 또 협약 채택 1주년을 기념하여 2012년 101차 ILO총회에서 6월 16일을 ‘국제가사노동자의 날’로 선포한 지 3주년 되는 날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날 캠페인에서 ‘가사노동자에게는 노동권을, 국민에게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한 이들 단체는 노동권 보장과 직업에 대한 사회적 존중 요구, 가사종사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 제정 촉구 등에 관한 발언을 하며 시민사회에 실상을 알리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전개해 눈길을 끌었다.
가사관리, 산후관리, 가정보육 등 가정내 돌봄서비스는 이제 우리 국민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서비스. 또 가족형태도 핵가족화, 고령화,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일자리는 크게 늘어날 전망. 그러나 현재 가사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로 인해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채 고용불안과 산업재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이날 가정관리사협회와 부산여성회는 “정부는 가사노동자 보호입법을 즉각 추진하고 ILO의 가사노동자보호협약을 즉각 비준할 것”을 촉구했다. 국내 최초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비롯해 가사노동자 보호입법을 발의한 지는 5년전인 지난 2010년. 2011년 ILO에서 가사노동자 보호협약 채택 후 국내에서도 2011년 국회가 정부를 상대로 ILO 협약 비준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2012년 노사정위원회에서 오랜 논의 끝에 가사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요구한 바 있다.
이같은 지난한 과정 끝에 드디어 올 2월 24일 고용노동부가 올해 하반기 입법을 거쳐 내년에 가사종사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해 기대를 모은다. 이는 가사종사자를 정식 고용하는 인증업체를 육성하여 시장을 양성화하고 종사자의 고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 주요 요지다.
그러나 발표 뒤 석 달이 지난 지금도 정부는 입법예고 등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가사노동자단체 등의 불만을 사고 있다. 그동안 가사노동자단체들은 인증업체 육성이 가사노동자 고용안정의 첫 걸음이라는 데 동의하고 지역간담회, 교육, 토론회등을 통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데 최선을 다해왔지만 아직도 정부의 입장은 오리무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가정관리사협회 등은 ▲모든 국민이 소득에 상관없이 필요한 돌봄서비스를받을 수 있도록 공적 지원확대 ▲이미 발표한 가사노동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을 즉각발의 ▲장기적으로 가사종사자뿐 아니라 산후관리사, 베이비시터 등 모든 가정내 돌봄노동자들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청사진 마련 ▲ILO 협약 비준을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김유혜민 기자
[2015년 6월 25일 제65호 3면]
